센 놈
이진수
비얌이 우예 센지 아나
내사마 모르겠다 우예 센 긴데
참말 모르나 그놈이 센 거는
껍데기를 벗기 때문인기라
문디 자슥 껍데기 벗는 거하고
센 거하고 무신 상관이가
와 상관이 없다카나 니 들어 볼래
일단 껍데기를 벗으모 안 있나
비얌이 나오나 안 나오나
나온다카고 그래 씨부려 봐라
그라모 그기 껍데기가 진짜가
시상 새로 나온 비얌이 진짜가
문디 시방 내를 바보로 아나
그기야 당연지사 비얌이 진짜제
맞다 자슥아 내 말이 그 말인기라
껍데기 벗어던지고 진짜 내미는 놈
그런 놈이 센 놈 아이겠나
넘 몰래 안창에다 진짜 감춘 놈
그런 놈이 무서븐 거 아이겠나
어떻노 니캉 내캉 홀딱 벗어 뿔고
고마 확 센 놈 한번 돼 보까
노가다 일하다 점심 잘 먹은 뒤 다리 꼬고 누워 담뱃불 붙이며 나눌 만한 대화. 그림이 금방 그려진다. '비얌'이 센 게 '껍데기 벗어던지고 진짜 내미는 놈'이기 때문이라고? '넘 몰래 안창에다 진짜를 감춘 놈'이기 때문이라고? 어쩐지 뒤통수가 간질간질하다. 내 속에 열두 마리 구렁이가 숨어 있단 사실을 어찌 알았을까.
오로지 대화만으로도 시가 될 수 있단 사실이 신기하다. 귀 기울여보면 옆에서 금세 들려올 것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 그래서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시. 머릿속 금방 그림이 그려질 것 같은 시. 그래서 더 손쉽게 정서 공감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충청도 양반이 경상도 사투리를 어찌 이렇게 잘 구사하나.
장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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