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드수수료 인하 추진…누가 해당될까?

연매출 4800만원 이하 사업자 80만 곳 '기대'

"작은 식당에 붙는 카드 수수료가 3.6%에 이릅니다. 손님이 식대 10만 원 어치를 카드로 그으면 3천600원이 순식간에 수수료로 날아갑니다. 이 식당 주인이 얻는 '이익'에서 3천600원을 떼가는 것이 아니라 '매출'에서 3천600원을 떼가는 구조죠. 매출에서 3.6%를 떼간다면 실제 이익으로 따지면 10%를 받아가는 겁니다." (임현철 영남외식컨설팅 대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울상이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데 최근들어 카드로 계산하는 손님들이 크게 늘면서 카드 수수료 부담이 급증, 돌아서면 남는 것이 없다는 푸념.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이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면서 '어떤 사업자가, 얼마만큼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혜택을 입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카드회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챙겨왔으며, 이제는 과감하게 내려줘야한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며, 정부도 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 어느때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누구부터 수수료 혜택 입을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상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람들은 간이과세자. 간이과세자란 연간 매출액 4천800만 원 미만의 사업자다. 국세청은 매년 7월 1일 정기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의 부가가치세 과세유형을 정하는데 연간 매출액 4천800만 원 이상이면 일반과세자로, 그 미만은 간이과세자로 분류한다.

광업.제조업.도매업.부동산매매업.변호사 등 전문직 사업자나 호텔.백화점 등의 업종은 간이과세자에서 빠진다. 2005년말 기준으로 간이과세자는 전체 사업자 403만 명중 156만 명으로 39%에 이르렀다.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숫자는 약 15만 곳에서 20만 곳을 오가고 있는데 전국 간이과세자 평균치를 감안할 때 가맹점의 약 39%정도는 간이과세자로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략 6만~8만 곳 정도가 수수료 인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줄어드나

금융업계는 일단 수수료율 인하폭이 대략 1%포인트 정도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되면 영세가맹점의 업종별 카드 수수료율은 2.5~3.1%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포인트 안팎의 인하폭을 카드사들이 받아들이면 영세 카드 가맹점의 연간 최대 수수료 할인액은 50만 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간이사업자 한계점인 매출액 4천800만 원인 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이 100%라고 가정하면 수수료율이 1%포인트 내려갔을 때 연간 48만 원의 인하효과가 생긴다는 것.

현재 대구시내 중소 식당 등 웬만한 간이과세점은 카드 매출이 전체의 80%가 넘는 형편이어서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간이과세점들은 일단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업자들은 보고 있다.

◆공방은 계속될 듯

한 자영업자는 "내릴려면 많이 내려야한다."며 "식당의 경우, 현재 평균 3.6%정도 수수료를 떼가는데 2%까지 확 낮춰야 체감 인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현재 수수료도 결코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BC카드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얻은 이익은 상당 부분을 각종 포인트나 할인혜택을 통해 카드 소지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내리면 카드사들의 경영에 큰 위험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카드 업계에서는 현재 기류로 볼 때 일정 부분 수수료 인하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도 신용카드처럼 평균 2.5%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체크카드는 리스크가 적은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수료가 더 떨어지게될 것"이라며 "신용카드는 체크카드보다 낮게 인하폭을 정하는 방향으로 수수료 인하가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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