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재개발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 주민과 시행사 간 반목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재개발에 동의를 하지 않은 일부 주민들의 가게가 밤사이 부서지고 주민들 간에는 주먹다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
5일 오전 2시 40분쯤 대구 동구 신천3동 W씨(45)의 미용실 새시가 부서지고 대형유리창이 모두 깨져 W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W씨는 "미용실 안에 있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와장창' 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미용실 유리창이 완전히 부서져 있었다."며 "하지만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최근 이 일대가 재개발이 진행돼 주민들 간에 시끄러운 일이 잦은데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미용실이 붙어 있는 주택에 사는 Y씨(58)는 "최근 재개발을 추진 중인 시행사 측에서 토지보상 문제로 찾아왔는데 값 차이가 커 동의해주지 않았다."며 "그러나 벌써 동의한 일부 주민들과 시행사 측에서 동의하지 않은 집 앞에서 시위, 집회 신고를 내고 '빨리 동의하라'고 소리 지르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시행사 측과 주민들에 따르면 동구 신천3동 일대가 3년 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6가구와 보상가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재개발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 시행사 측에 따르면 계약금만 받고 막대금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 화가 나 주민들 간에 멱살을 잡는 등 폭력사태까지 일어나는 등 반목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시행사인 G사 측은 "3년 전부터 이 일대가 재개발에 들어갔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실패한 뒤 다시 우리 회사가 법인을 인수해 재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모두 100가구가 넘는 곳이 동의했는데 6가구가 높은 보상가를 요구해 개발이 점점 늦춰지고 있는 형편"이라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에 토지사용을 승낙해준다던 일부 주민들도 이유없이 차일피일 미뤄 주민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 간에 싸움이 일어날 때도 있었지만 시행사로서는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면 불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용실 유리창이 깨진 것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ang@me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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