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연자원의 보유 규모보다는 인적자원의 질적인 수에 의해 국가 및 지역의 운명이 결정돼왔다. 그래서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성공사례가 남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는 올해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에서 발표한 교육부문 경쟁력은 11위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만(18위), 일본(19위), 홍콩(25위), 한국(29위)보다는 높은 최고수준이다. 싱가포르의 교육경쟁력은 세계 22위권의 대학(싱가포르국립대학(NUS)), 인구 1천 명당 16명의 외국인 학생수(인구 435만 명에 외국인학생 7만여 명), 싱가포르 3개 대학의 외국 유학생 비율 27.7%(77개국 8천600명)에서도 알 수 있다.
IMD에서 발표한 한국의 대학부문 경쟁력은 40위 정도다. 싱가포르보다 인구와 면적의 규모가 큰 대구·경북지역을 비교해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살펴보면 세계 537위의 대학 경쟁력(경북대), 인구 1천 명당 1.3명의 외국인 학생수(대구·경북 인구 523만 명에 외국인 학생 7천여 명), 대구경북지역 4년제 22개 대학의 외국 유학생 비율 2.7%(중국학생이 대부분인 유학생 3천960명) 등에서 보듯 그리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싱가포르의 우수한 국가경쟁력이 아시아권 1위의 교육경쟁력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에 지역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지식기반경제의 중심이 될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학사관리가 매우 엄격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의 취업기준으로 학업성적이 거의 절대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도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학업에 충실할 수밖에 없으며 학생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직장으로는 대우와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공무원이고 다음으로 외국계 회사들이다.
싱가포르는 고등교육기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우수한 외국교육기관의 유치에 노력, 현재 세계적인 비즈니스 스쿨인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와 시카고 비즈니스 스쿨의 캠퍼스가 있으며 MIT, 와튼스쿨, 뮌헨공대 등과는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이들 교육기관들의 유치를 위해서 30년간 캠퍼스 부지 무상임대, 캠퍼스 건물 신축예산 지원, 운영비와 연구비 50% 지원 등을 했다고 밝혔다. 우수한 외국학생들의 유치를 위해 장학금 지급 및 등록금 융자를 하고 있다. 일찍부터 이들 고급 인재가 머무를 수 있는 지식기반산업인 금융, 컨벤션, 의료 등 미래 서비스 산업에 투자를 시작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싱가포르가 고등교육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교육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2006년 1천303억 달러에서 매년 7∼8% 성장, 2009년에는 1천627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교육서비스시장의 가능성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경북도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개발 중심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착하지 말고 인적자원과 비교우위가 가능한 교육, 의료 등 지식기반 서비스 및 제조업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와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 그리고 대학 등 관련 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분들이 지역의 희망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종웅(대구한의대 유통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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