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새 영덕군 동쪽 약 7~30km 해역에서 규모 2.2~3.0의 지진이 6회 발생했다. 해역에서 발생한데다 소규모여서 실질적으로 진동을 느낄 수 없었으나, 이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연속지진과 관련, '최근 우리나라에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와 '이번 연속지진으로 강진 발생 가능성 여부' 등 기상청에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지진은 지구의 껍데기를 구성하고 있는 지각 십수 개의 서로 다른 판들이 짜깁기하듯이 물려 있고 이 판들이 서로 움직이면서 마찰을 일으켜 발생한다. 한반도는 이러한 판의 경계로부터 수백~수천km 떨어진 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판 경계에 위치한 이웃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지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다. 그렇다고 해서 판 내부에서 대규모 지진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확률적으로 보아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지진발생 횟수는 지진관측망의 증가에 정비례해 증가했다. 즉 1990년대 중반 이전의 지진 관측 횟수는 연평균 20회 정도였으나 그 이후에는 40여 회로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예전의 관측망으로도 관측이 가능하였던 규모 3.0 이상 지진(연평균 약 9회) 및 유감지진 발생 횟수(연평균 약 8회)에선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이런 수적 증가는 관측망의 현대화 및 분석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옛날에는 관측하지 못했던 지진의 관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기는 관측지진의 증가현상으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나타나는 동일한 현상이다. 물론 일부 학자들 사이에는 지진의 주기설 등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러한 주기설이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선 더 오랜 기간의 관측이 필요하다.
이번 소규모 연속지진이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대규모 지진의 전조현상일 수도 있다는 견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일한 지역에 소규모 지진이 연속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는 작년 4월 울진 해역 지진이다. 작년 4월 울진 해역에서는 보름 동안 소규모 지진이 10회 발생하였지만, 아직까지 그 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지진전문가들은 작년 울진 해역 연속지진을 지하에 축적된 응력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규모 다발지진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 중에 소위 "Big One"이라고 하는 대규모의 지진이 캘리포니아의 특정 단층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그러한 지진은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이러한 현상 없이 곧바로 강진이 발생한 예도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다. 따라서 이번 영덕해역의 지진 현상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특별히 불안해 할 이유는 없다.
또한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지진현상에 대하여 지속적인 지진 감시와 대책수립 및 관측장비 보강을 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에는 울진과 경주(월성)에 대규모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어서, 기상청에서는 이 지역의 지진 발생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수행하고 있으며 과학기술부의 담당부서와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또한 두 연속지진의 원인 규명을 위해 이 지역에 대한 해양 지반조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동해에 대한 지진감시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 기상청 지진자료를 실시간 수신 활용하고 있다. 정확한 지진통보를 위한 울릉도기상대의 지진장비와 분석기능 강화도 추진 중이며 올 연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지진은 태풍 등과는 달리 사전 예고 없이 발생해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기상청은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과 한마음이 되어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민경식 기상청 지진관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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