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북도에 쌀 작황이 흉작인데다 쌀 목표 가격을 내릴 움직임을 보이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기관과 경북도는 "평년작은 된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및 정부 기관과 "사실상 흉작"이라는 농촌 현장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올 쌀농사는 흉작"=22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쌀 생산량은 62만 1천t으로, 지난해 63만 8천t보다는 2.7%, 평년의 63만 1천t보다는 1.6% 정도 줄었다.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흉작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도 지난달 15일 전국 4천500개 표본지점을 대상으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을 조사한 결과 450만 2천t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해 468만t보다 3.8%(17만 8천t ), 평년의 459만t에 비해서는 1.9%(8만 8천t) 줄어든 양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농관원은 11월 중순 최종 쌀 생산량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농촌 현장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쌀 생산량 발표는 엉터리라는 목소리가 많다.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0∼20% 정도 감소했다는 것. 농민단체들은 호남지역의 경우 30% 감소한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안계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 산물벼 수매장에 나온 농민들은 "올해 한 마지기(661㎡) 당 쌀 생산량은 지난해 평균 13포대(조곡 40kg 기준)보다 두 포대나 적은 11포대 내외"라고 입을 모았다. "12포대를 수확한 농가도 있으나, 이는 손을 꼽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농민 도일환(의성 안계면 양곡2리) 씨는 "흉작으로 올해 쌀농사 수익이 마지기 당 10만 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계농협 윤태성 조합장은 "정부의 쌀 예상 생산량 조사 이후 비가 자주 오면서 일조량이 부족해져 쭉정이 벼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쌀 목표가격 인하?"=좋지 않은 작황에다가 정부의 쌀 목표가격(수입쌀 대량 유입으로 인한 쌀값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2005년부터 정한 국내쌀 최하한가) 인하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농민들 마음은 더욱 스산해지고 있다.
정부는 2008~2010년 적용될 쌀 목표가격을 16만 1천265원(백미 80kg 기준)으로 내리기로 했으며, 이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2007년 목표가격은 17만 83원이다.
쌀농사 6만 6천115㎡(2만여 평)를 짓는 쌀 전업농인 정동섭(62·의성 안계면 용기2리) 씨는 "이달 초부터 쌀을 수확 해보니 지난 9월 중순의 예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흉작이 됐다. 이런 판국에 정부가 쌀 목표가격을 인하하려는 방침은 농민들에게 쌀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쌀 전업농은 "정부가 쌀 목표가격을 인하하기 위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을 실제보다 줄여 발표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뿌리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올해 쌀 생산비가 백미 80kg 기준 20만 1천502원, 조곡 40kg 기준 7만 2천541원이라고 지난 주 발표하고 정부의 쌀 목표가격 인하 방침을 막기 위해 대규모 야적 투쟁 및 상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군위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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