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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 '금리 싸움'서 '친밀 마케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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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시대…금융기관 고객유치 '꾸미기' 경쟁

▲ 금융기관들이
▲ 금융기관들이 '꾸미기'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업전문 금융지점으로는 이례적으로 VIP룸과 비즈니스룸을 갖춘 기업은행 진량공단지점과 청운신협의 휘트니스클럽.

"상품만 좋다고 손님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이행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기관들간의 영업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손님 끌기를 위한 아이디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기관들은 '금리 싸움'이 한계에 왔다고 보고 '친밀 마케팅' 전략으로 선회 중이다.

6일 신축 건물로 이사해 새로이 문을 여는 기업은행 경산 진량공단지점. 이 곳은 도심 외곽의 은행 지점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30억 원이 투입됐다.

호텔처럼 외부에서 통유리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누드 건물'로 건축, 은행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부에는 기업 고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최고급 인테리어로 치장한 세미나실과 회의실도 여럿 갖췄다. 부근 진량공단에 중소기업이 많은 것을 감안, 은행에서 바이어 상담도 하고 회사 회의나 세미나를 열라는 취지다. 은행 지점 내 각종 부대시설을 이용하다보면 자연스레 이 은행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곳 이창용 지행장(기업은행은 지점장에게 은행장처럼 권한과 책임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지행장이라는 호칭을 씀)은 "지난 2월부터 내부 시설에 대해 끝없이 고민해 호텔같은, 고급스런 사무실같은 은행 지점을 만들었다."며 "이제 은행 상품 경쟁력만으로는 승부를 걸 수 없으며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이 곳 지점을 꾸며놓자 부근 은행에서는 잇따라 벤치마킹을 위해 사진을 찍어가고 있다.

은행 뿐 아니다. 동네 서민 금융기관들도 바뀌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구 청운신협. 이 곳은 최근 대구 수성구 본점 건물내 휘트니스클럽을 새단장하고, 실내 골프 연습장까지 만들었다. 실내 골프 연습장은 7층에 만들어져 탁 트인 전망이 일품. 서민 금융기관에 골프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

청운신협은 내년엔 대형버스도 구입할 계획이다. 놀러 가고 싶은 고객들이 조만 맞춰오면 전속 기사가 딸린 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성홍경 청운신협 상무는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폭등시킨 예·적금 상품을 갖고 나오면서 서민 금융기관들은 상품만으로는 도저히 공룡 은행들을 상대하기 힘들어졌다."며 "친근한 곳, 즐거운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새로운 시설들을 갖추자마자 고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 와룡새마을금고도 내년 수억 원을 들여 창구 리모델링을 할 예정. 고급스럽고 편안한 이미지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차별화를 해야 고객들이 온다는 것이다.

이 곳 최태영 전무는 "고급 가전제품을 내걸고 고객들을 상대로 추첨 사은행사도 갖는 등 '즐겁고, 재미있고, 편안한 곳'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상품도 중요하지만 뭔가 다른 이미지를 통해 고객들을 방문하게 만들어야 영업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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