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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女性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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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들은 'history'(역사) 대신 'herstory'라는 말을 쓰자는 운동을 벌여왔다. history는 his와 story가 합쳐진 말, 즉 '남자의 역사' 또는 '남성이 쓴 역사'를 뜻하기 때문에 여성의 주체적인 역사를 나타내는 말(her+story)을 쓰자는 것이다. 이 운동은 꽤나 효과가 있어서 서구는 물론 국내의 여성운동가와 인문학교수들까지 이 단어를 흔쾌히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해석은 완전 난센스다. history는 그리스어 'historia'에서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 나라에 중요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문을 구했던 나이 많고 학식을 갖춘 어른을 'histor'라 불렀고, 그가 한 말을 'historia' 즉 '賢者(현자)의 말'이라고 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중립적 의미의 단어를 자신의 '운동'을 위해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올초 한국여성민우회는 '며느리' '올케' '도련님' 등 우리말의 가족 호칭이 여성비하적 의미를 담고 있어 성 평등한 호칭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며느리'는 奇生(기생)한다는 뜻의 '며늘'과 '아이'가 합쳐진 말로 '내 아들에 더부살이하는 존재'라는 뜻이며 '올케'는 '오라비의 겨집'에서 유래한 호칭으로 女必從夫(여필종부)의 문화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국어학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어이없다'였다. 이들 호칭의 어원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같은 해석은 억지라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의 이 같은 억지 주장에 대해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저서 '신이라는 망상'에서 신랄한 풍자를 보여주기도 했다.

2009년 발행되는 고액권 지폐 중 5만 원권 도안인물로 선정된 신사임당에 대해 여성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사임당이 "가부장제 사회의 현모양처형 여성상으로 진취적인 현대 여성상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진취적인 현대 여성상'이란 '자신의 사회적 성취나 자아실현을 최우선으로 하는 여성' 쯤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현모양처형'과 대립되는 것인지 의문이거니와 현대라고 해서 '현모양처'가 지양해야 할 여성상인지도 잘 모르겠다. 무엇이 본받아야 할 여성상인지 아닌지는 여성계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다. 실존적 판단인 각 여성의 삶의 방식을 '운동'의 시각으로 재단하면 herstory처럼 심각한 왜곡이 생겨날 수 있다.

정경훈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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