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기는 참 어렵습니다. 요즘 세상엔 투자할 대상들이 널리고 널렸다지만 눈치 빠르게 살피지 않으면 그 기회를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지요.
요즘 언론에서는 '금 재테크'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치솟는 금값에 투자하길 권유하는 것이지요. 귀가 솔깃할 만한 이야기입니다만, 사실 이렇게 언론이 떠들썩 할 때는 이미 늦었다고 봐야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정보'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일반인들에게까지 소문이 퍼질만한 정보라면은 전문가들은 벌써 돈을 벌 만큼 벌어갔다고 하지요. 금 재테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껑충껑충 뛰는 금값만을 보며 재테크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더 오른다는 의견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신이 아닌이상 오를지 내릴지를 가늠하기 힘들고, 그 폭도 지금까지의 상승분에 비하면 작기 때문입니다. 이미 돈 벌 사람들은 주머니 두둑히 '수익금'을 챙겼겠지요.
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물질이다. 번쩍번쩍하는 그 빛깔만큼이나 가치 역시 빛난다. 그래서일까?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넘치는 사랑을 받는 것이 금이다. 요즘 금값은 말 그대로 '금값'. 뛰어도 엄청나게 뛰었다.
연일 껑충껑충 뛰어오르다보니 연초부터 '금(金) 재테크'라는 단어로 금융가가 들썩인다. "지금 뛰어들어도 될까?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지만 하루같이 오르고 있는 금 시세를 보고 있노라면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과연 금 재테크,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 금값, 어디까지 뛸까?
지난주 금 가격은 28년 만의 최고 가격 경신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4주 연속 상승, 14일 온스당 9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로 미국 증시가 계속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금 가격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투자가들이 주식이나 채권보다는 안정적 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최근 금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더 오를 여지도 충분하다는 것이 시장 전체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금값과 연동하는 국제시장의 원자재가격, 유가 등도 고공행진 중인 만큼 금값 상승세가 지속돼 1온스당 1천 달러까지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은 "런던금시장협회(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는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24명 중 14명이 1천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응답자들의 올 연간 평균 가격도 862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 금괴를 사봐?
금에 투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금붙이(실물)을 사서 장롱이나 금고 깊숙히 보관하고 있다가 값이 오를 때 되파는 것이다. 귀금속의 형태로 사서 보관할수도 있고, 순도 99.99%의 골드바(금괴)의 형태로도 살 수 있다. 금괴는 일반 귀금속업체나 은행에서 살 수 있다.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금괴를 판매한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격제품이다. 귀금속업체에서 금괴를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귀금속판매업협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업체들끼리의 금괴거래는 활발하지만 이 경우는 도매가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가격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금괴를 구매하려는 목적이라면 은행을 통하는 것이 안전하고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 실물을 보유하는데는 부담해야 할 비용이 상당하다. 금을 살 때는 부가가치세 10%와 거래수수료(2.5~5%)를 내야하며, 금을 팔 때는 외화를 거래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는 가격과 파는 가격이 다르게 정해져 있어 2~3%가량 낮은 가격에 금을 되팔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20% 가량의 수익을 내지 않으면 손해인 셈. 게다가 혹시라도 도둑이 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관리하는 '정신적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집에다가 금괴를 두는 것은 마땅치 않은 방법이다.
노경우 위드자산관리 대표는 "예전에는 상속이나 세금추징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슈퍼리치들 사이에서 금괴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거래가 투명해지면서 그런 장점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가상계좌는 어때?
골드뱅킹의 대표적인 형태가 금 통장. 현재 금 통장은 신한은행의 '골드리슈'가 유일하지만, 다음달 중으로 기업은행에서 '윈 클래스 골드뱅킹'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국민은행에서도 3월 중 금 관련 상품을 내놓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상품은 금 실물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예금'적금과 마찬가지로 통장에 금을 적립하는 형태다. 고객이 저금한 액수만큼 은행에서는 금을 사서 보관한다. 원하는 양만큼 금을 살 수도 있고, 매달 일정액을 적립할 수도 있다. g당 2만원씩 10만원(5g)치의 금을 샀다면 금을 실제로 받는 것이 아니라 예금통장 잔액이 '5'로 표기될 뿐이다. 이런 가상계좌를 통하면 실물을 샀을 때 물어야 하는 부가가치세(10%) 없이 금에 투자할 수 있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며, 금값이 오른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금적립 상품'의 수익률은 지난해 33%에 이르렀다. 또 만기 혹은 중도해약 시에는 선호에 따라 금 실물 또는 현금 형태로 인출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 하지만 만약 금으로 찾아가길 원할때는 부가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파생상품에 뛰어들어봐?
금값이 뛰고 있기 때문에 금과 관련한 상품이라면 모두 각광받는 시기. 파생상품이나 펀드 역시 마찬가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골드연동형 3호'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국제 금값에 수익이 연동되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으로 런던 금 시장협회(LBMA)가 고시하는 국제 금값을 기준으로 한다. 국민은행에서도 지난 22일 비슷한 상품을 내놨다. 역시 국제 금값에 수익이 연동되는 'KB리더스 정기예금 골드가격 연동' 상품이 그것. 국제 금값 상승률에 따라 최고 연 30%의 금리가 적용된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문의도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금값이 오르면 금을 다루는 기업 주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에서는 금광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기은SG골드마이닝' 펀드를 판매중이다.
◇ 지금 투자해도 될까?
최근 금값이 급등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면서 '금 재테크'가 급부상했지만 사실 부자들사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행해온 재테크 수단이었다.
신한은행 PB대구센터 김명희 부지점장은 "PB센터 고객 상당수는 이미 수년전부터 골드뱅킹을 시작해 이미 상당한 수익을 누렸다."며 "이제서야 뛰어들겠다며 지점을 찾아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단순히 가격이 상승중이라고 해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부지점장은 "지금 시점이라면 수익률을 목적으로 PB센터 고객에게 골드뱅킹 상품을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산투자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10% 이하)를 10년 이상의 장기투자 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노경우 위드자산관리 대표 역시 같은 견해를 보였다. 노 대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수익률을 노리고 투자를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며 "이는 얼마 전 차이나펀드를 통해서도 경험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금값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세계 최대의 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난해 금 생산량이 1922년 이래 8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으로 금 채광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
김명희 부지점장은 "금은 장기적으로 봐서는 안정적인 자산이지만 단기 가격 급등이 심한 상품인데다,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금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폭락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거친 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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