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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울사람 대구사람 '달콤·화끈'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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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씨와 아들 태균.
▲ 김은아 씨와 아들 태균.

달콤한 서울, 화끈한 대구/ 김은아 지음/ 지향 펴냄

"(저) 영어학원 끊었어요!"

"(네가) 언제 영어학원 다녔어?"

"아니요. 지금부터 마음먹고 다녀보려고요."

"학원 끊었다며?"

"네…"

"다닐 거라면서?"

"네."

작가 김은아의 에세이집 '달콤한 서울, 화끈한 대구'에 나오는 이야기 한 토막이다.

서울 사람들은 담배를 끊고, 고무줄을 끊듯 하던 일을 그만두거나 무엇을 잘랐을 때 '끊다'라는 표현을 쓴다. 대구 사람들은 기차표 끊고 옷감 끊듯 '무엇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끊다'라는 말을 쓴다. 대구사람과 서울사람, 통역과 이해가 필요하다.

작가 김은아는 1970년 서울 출생으로 대구로 시집와 8남매 중 셋째 며느리, 두 아이의 엄마로 15년째 살고 있다. 서울과 대구, KTX로 1시간 40분 거리이지만 다른 생각, 다른 말투, 다른 맛과 다른 예의를 갖고 있다. 작가는 이 책에 대구사람과 서울사람이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160여 개의 에피소드를 위트로 버무렸다.

서울·경기 등 외지 출신으로 대구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대구에 가끔 들르는 외지 사람들은 더 많다. 대구에 정착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떠난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그들은 대구를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구는 너무 보수적이야."

"꽉 막혔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서울 출신 대구 아줌마 김은아는 이렇게 말한다.

"서울 사람들은 금방 친해지고 오래 가지 않아요. 대구 사람은 천천히 친해지고 오래 가요. 대구 사람이 불친절해 보이는 것은 예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낯가림'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대구 사람은 낯선 이가 다가오면 무슨 의도인가 싶어 긴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지인들은 이를 두고 '기분 나빠한다. 불친절하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작가는 타 도시 출신들이 대구에서 장사하기 힘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대구는 인심이 있어요. 밑져도 팔고, 때때로 공짜로도 주고…. 그러니 제값 받고 싶은 외지인들은 '경쟁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값을 치르고 물건을 사고팔아야 하는데, 그 속에 인심이라는 다소간의 가족주의가 끼어드니 외지인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요."

작가는 대구문화에 젖어 사느라 대구의 편견을 모르는 대구사람, 평생 다른 지역에 사느라 대구의 진정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어려운 책 아니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무릎을 탁탁 칠 수 있는 책이라고 덧붙였다.

딱 부러지는 말투, 대구사람 듣기에는 '딱딱거리는' 서울말투를 가진 작가의 마지막 말.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만 알려고 하지 맙시다.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공부만 하지 맙시다. 우리나라, 대구도 좀 압시다."

책표지의 '서울에서 대구는 멀다고 하고, 대구에서 서울은 가깝다 한다.'는 글이 눈에 자꾸 밟힌다. 대구·경북 사람이라면 그 마음을 알고도 남는다. 2월 9일(토) 오후 3시, 교보문고 대구점에서 작가의 팬 사인회가 열린다. 작가의 '딱딱거리는' 말투와 위트 넘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 248쪽, 1만 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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