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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古宅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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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료칸(旅館:여관)은 우리식 '여관'과는 사뭇 다르다. 수십, 수백 년의 연륜, 일본 특유의 전통미가 담뿍 배어있어 고급스럽고도 귀족적인 향취를 자랑한다. 대도시의 일류 호텔보다도 숙박료가 더 비싼 곳이 많다. 오밀조밀한 구조의 오래된 집, 작지만 정갈한 다다미방, 온천, 맛깔스러운 요리 등이 특징인 료칸 숙박은 일본식 전통 문화의 寶庫(보고)라 할 만하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 종업원들이 보여주는 얌전하고도 센스 넘치는 서비스는 특히 인상적이다.

세계 각국의 여행기를 담은 이형준 씨의 책 '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다'에서 저자 이 씨는 료칸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들려준다. 가족과 함께 머문 료칸에서 나이 많은 한 종업원은 감기에 걸린 딸을 위해 감기에 좋은 캔디와 과일차를 매번 식사 후 따로 챙겨주는 등 정성어린 배려로 딸의 감기를 낫게 해주었다고 했다. 일본을 떠나온 후 그 종업원이 보내온 엽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 '모든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귀가하셨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으로 그들의 무한 친절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어딜 가나 천편일률적인 한국의 관광문화로서는 부럽기 짝이 없다. 일본 료칸에 견줄 만한 전통 문화 아이템이 우리에겐 없는 걸까.

다행히도 아직 남아있는 게 있다. 다름 아닌 古宅(고택)이다. 아름다운 곡선의 한옥 지붕, 군불을 때는 온돌방, 독특한 조형미의 장독간, 예스러운 정원, 구불구불한 돌담장길….

경북 지역은 전국에서도 가장 고택이 많다. 도내 전통한옥은 296곳으로 전국의 40%에 해당한다. 이중 46곳(방 246칸)은 숙박 시설로 사용할 수 있게끔 개'보수돼 있다. 안동이 25곳으로 가장 많고, 영양, 봉화, 성주, 청송, 영주, 고령 등지에 산재해 있다. 경북도가 이들 46곳의 고택을 체인망으로 연결, 관광자원으로 살려나가겠다고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 12일 열린 보고회를 통해 포털사이트 구축과 함께 등급 설정, 특색 있는 체험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잘만 운용하면 전통도 살리면서 특히 외국인에게 잊을 수 없는 한국의 추억을 심어줄 수 있을 듯하다. 떠난 손님에게까지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일본 료칸식 서비스 마인드를 벤치마킹해 보면 어떨까.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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