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성(31)씨는 '꽃 요리사'다. 2년 전 꽃비빔밥'꽃돈까스'꽃과일밥까스를 개발해 대구 달성 가창의 허브힐즈 허브네에서 선보이고 있다.
신선한 야채, 화려한 식용꽃에 깔끔한 간장 소스가 일품으로, 부드러운 닭가슴살에 톡 쏘는 맛의 날치알을 가미한 꽃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대구에는 아직 드물지만 팬지, 나스타튬, 이태리 봉숭아(임파체스) 같은 식용꽃은 수도권 허브 레스토랑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즐겨 쓰는 식재료. 식용꽃은 분홍빛, 노란빛, 주홍빛이 뒤섞인 화사한 자태로 먹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박씨는 "이 같은 먹는 꽃들은 비타민 C나 E성분이 많아 몸에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고추장을 쓰는 수도권 레스토랑과 달리 자체 소스를 직접 개발했고, 꽃요리를 맛 본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이 좋았다"고 했다.
팔공산 수태골 '허브위'는 허브차와 씨를 판매하는 곳. 로즈마리'라벤다'카모마일'세이지'쟈스민'로즈힙'마루블루'타임 등 줄잡아 15가지가 넘는다. 허브는 꽃을 포함해 향기가 나면서도 몸에 이로운 모든 식물을 아우르는 말이다. 허브차는 구약성서, 이집트 피라미드 문헌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유럽'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일상의 차 문화로 단단히 자리잡았다. 가수 조관우가 목에 좋은 마루블루차를 마시는 것으로 유명하고, 독일에서는 감기환자에게 발한 기능이 뛰어난 카모마일을 권하기도 한다. 신성화 허브위 사장은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는 어린이'산모들까지 안전하게 마실 수 있다"며 "허브차는 말리기만 한 100% 자연산으로 사람 몸에 꼭 맞다"고 말했다.
먹는 꽃 전성시대다. 웰빙 바람을 타고 맛과 영양뿐 아니라 음식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식용꽃이 대중화 바람을 타고 있는 것. 사실 인류가 꽃을 먹은 지는 오래다. 중국 당나라나 서양 중세 요리책에서부터 꽃을 이용한 온갖 조리법이 등장한다. 샐러드로 가볍게 즐겨 먹거나, 차'스프'향료 등에 이용됐고, 꽃즙을 낸 젤리, 잼, 아이스크림, 사탕도 있다. 우리나라 또한 진달래 화전, 호박꽃죽, 소나무 꽃가루로 만든 송화다식 등 다양한 꽃요리가 전해 온다. 현대에 이르러 다시 식용꽃이 사랑받는 이유는 유기농 못지 않은 꽃의 특별한 효능 때문이다.
식물은 개화 시기에 가장 많은 양분을 저장, 번식에 대비하기 때문에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알려진 식용꽃들만 금어초'비올라'제비꽃'프리뮬러 등 70여종이 넘는데, 담백한 맛이 나는 카오슬립은 불면증'신경안정'정신병 치유에 많이 쓰이고, 매콤한 나스타튬은 비타민과 철분이 많아 감기나 괴혈병 치료에 그만이다. 몸에 좋기로는 우리 꽃도 빼놓을 수 없다. 다도'전통음식 전문가 이연자씨는 '이연자의 우리차 우리꽃차'에서 스트레스 없애고 우울증 치료하는 원추리꽃차, 속열 발산시켜 가슴 시원해지는 무궁화차, 눈을 맑헤 하는 유채꽃차, 살균효과 뛰어난 제비꽃차, 더위에 지친 몸의 기운 돋우는 패랭이꽃차, 열독을 풀어주는 칡꽃차, 해산 후 지혈에 좋은 배롱나무꽃차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꽃이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농약을 뿌린 꽃들은 식용할 수 없고 독성이 있는 야생초도 조심해야 한다. 꽃의 특수 성분이나 꽃가루가 가려움증이나 알레르기성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식용꽃 전문점이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꽃을 재배하는 농장에서 직접 주문해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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