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에너지분야를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윤상직 자원개발정책관은 6일 "정부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 제조업 육성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 비전이 신재생에너지 산업화에 무게중심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이 이같은 흐름을 좇아 신재생에너지 육성계획을 짜야 하고 또 차별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는 "대구경북은 호남권이나 다른 지역과 달리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제조업 기반이 가장 강할 뿐 아니라 R&D기반까지 갖춰 국내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최적지"라고 했다.
◆녹색성장 왜 대구경북인가
지역 에너지 산업은 권역별로 특징과 강점을 갖고 있다. 가장 주목할 곳은 구미와 김천, 상주, 문경, 영주권. 구미에는 솔라셀 및 솔라모듈 생산(STX에너지), 2차전지용 탄소소재(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 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엑손모빌), 차세대 배터리 제조 및 R&D(캐나다 일렉트로바야) 등 핵심 부품·소재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고 있다.
LG전자, LG실트론, LG마이크론,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LG계열사들은 그룹의 태양광 에너지사업 진출에 따라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천의 경우는 태양광발전(삼성에버랜드)이나 열병합발전(코오롱/STX에너지), 풍력발전(김천풍력발전) 등 발전업체들의 입주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독일 푸어란드사와 DMS, 에너지환경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24만㎡ 규모의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면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의 선두지역이 될 수 있다. 문경에는 풍력발전설비 부품을 제조하는 케이디컴 문경공장이 33만㎡ 규모의 풍력발전설비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권의 경우 (주)에너지소스가 2011년까지 포항 북구 청하면 일대에 5천억원을 투자,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부품인 '폴리실리콘 및 모듈조립 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 지난달 포스코는 세계 최대 규모의(50㎿·21만4천500㎡)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했다. 서한ENP는 경주에 3천200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분야 단조 및 제강, 그리고 선박엔진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북 북부 및 동해안을 따라 일본 오릭스사, 한국중부발전, 독일 이퓨론사 등 국내외 대형업체들이 태양광 및 풍력발전 단지와 에너지관련 부품·소재 분야 투자를 잇따라 선언했다.
대구권은 대성그룹이 방천동 쓰레기매립장 메탄가스의 에너지화사업 및 태양광 사업 등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올해 2월부터 태양전지를 생산 중인 미리넷솔라는 내년 9월까지 8천만달러(호주 맥쿼리그룹 6천만달러 유치)를 투자하고, 2010년까지 1천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규모를 3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미리넷솔라의 연매출은 8천억원에 달할 전망.
◆제조업기반 강점을 살려라
업계와 시·도관계자들은 "호남권의 경우 전기업체까지 신재생에너지 업체로 통계를 잡거나 개인이 설치한 태양광셀도 산업기반으로 과대포장하고 있다"며 "산업기반도 대부분 소재 및 보급형으로 제조업 기반의 대구경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도전략산업기획단 관계자들은 "지역의 차별화 프로그램은 다른 지역에서 따라올 수 없는 '제조업 키워드(Key Word)'로 가야 하고 특히 '구미'의 산업기반을 극대화 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은 대구 솔라시티 기반,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3대 국책사업(양성자가속기,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 에너지 관련 기업 유치 등으로 에너지산업 기반이 탄탄하다.
삼성에버랜드, STX에너지, 엑손모빌, GS칼텍스·신일본석유, 일렉트로바야, 미리넷솔라, 서한ENP, 포스코파워, 에너지소스, 이퓨론, 아시오나, 오릭스, 웅진그룹, 케이디컴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국내외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거나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할 포스텍,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과 수십여개의 대학 R&D기반, 한국가스공사가 입지하게 될 대구혁신도시, 에너지 관련 업체들이 들어설 대구·포항·구미 국가산업단지 등이 있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할 토양이 튼실하다.
또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50%가 위치한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양성자가속기와 한수원 본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포항의 방사광가속기와 지역으로 이전될 한국전력기술 등 인프라가 보완될 경우 원자력산업의 수출 전진기지화도 가능하다.
◆기반 핵심기술을 활용·창출하자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환경, 화학, IT,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연계되야 할 첨단산업 결정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핵심 기반기술 육성을 녹색성장 주요 로드맵으로 포함시켰다.
지역엔 LG전자, LG실트론, 미리넷솔라, 세한에너지, 대구에너지환경, 신태양에너지, 우신솔라테크, 솔라리스, 쏠라하트, 솔라시티, 포철산기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나노 등 연관 산업이 발달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에서 모듈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일괄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엑손모빌과 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회사, 일렉트로바야(캐나다) 등 글로벌기업들이 구미에 연료전지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다. 엑손모빌은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전해질막과 고분자분리막, 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법인은 2차전지용 탄소소재를, 일렉트로바야는 차세대 배터리 제조 및 R&D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휴대용 연료전지 산업을 주도할 기반이 확실히 구축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구미의 디스플레이, 반도체, IT기반을 활용해 LED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것도 대구경북이 갖는 강점이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대구경북지역은 전국 어느 곳보다 더 나은 신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관건은 이를 얼마나 신성장동력화 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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