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한은 '핵 검증' 버텨봐야 더 얻을 게 없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오늘부터 베이징에서 열린다. 핵시설 불능화와 중유 100만t 상당의 대북 지원을 골자로 한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 짓는 회담이다. 하지만 불능화를 검증하기 위한 의정서 채택 문제로 발목이 잡혀 2개월 넘게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한이 시료채취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자기들이 알아서 불능화를 했으니 믿으라고 고집을 부리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곧이듣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니 당연히 검증을 해야 하고 그래야 대북 중유 지원이든 핵 포기 협상이든 6자회담이 진전될 수 있다. 그런데도 북한이 막무가내로 시료 채취를 거부하고 검증에 비협조적인 것은 분명 다른 의도가 있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검증받을 의지가 없거나 더 많은 대가를 얻어내려는 꿍꿍이속 둘 중 하나다. 계속 버티면 참가국들이 한발 양보해 더 큰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계산인 것이다.

북한은 자기들 셈법대로 판단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 오바마 차기정부도 최근 적극적인 협상 방침을 밝혔지만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연히 6자회담에서의 북한 협상 태도를 참고할 것이고 이를 토대로 대북 직접협상의 방향과 수준을 정할 것이다. 그러니 매순간이 향후 북한의 운명을 결정 짓는 중요한 선택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2년 가까이 끌고온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방통행식 행태를 지켜본 다른 참가국들의 인내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북한이 아무리 경제 재건의 꿈을 갖고 있다 해도 한국과 일본의 협조 없이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 그러니 누구를 소외시키겠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북한은 하루속히 시료 채취를 받아들이고 핵 검증에 동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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