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갈 것인가, 잘라낼 것인가.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독한' 존재감을 보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신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쇄신과 변화'를 예고한 장 대표가 계파 갈등의 정점에 서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지 주목된다. 당내 갈등 봉합은 물론 '尹 절연' 등 미해결 과제까지 감안하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인 셈이다.
◆'김종혁 징계'부터 '러브샷 한동훈'까지…판커진 보수 패권경쟁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간의 갈등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이하 당게사건)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당게 사건은 지난해 11월 한 전 대표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는 의혹이다. 이호선 위원장이 이끄는 당무감사위원회(이하 당무감사위)는 이로부터 일 년 만인 지난달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 위원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월 임명한 인물이다.
당무감사위는 '친(親)한동훈계 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대한 조사 개시도 통보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과거 라디오, 유튜브 등에 나와 당을 극단적 체제에 비유하고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했다는 이유다. 실제 당무감사위가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 권유 결정을 내리면서 당 주류와 친한계 간의 '계파갈등'이 더 크게 번졌다.
6·3 대선 당시 당의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동훈 전 대표 엄호에 나서면서 국민의힘 내부가 또 한 번 요동치기도 했다. 최근 열린 국민의힘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 송년회에서 김 전 장관은 한 전 대표와 러브샷을 하며 "우리 당에서 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징계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한 전 대표를 지지한 셈이다.
◆"노고 많으셨다" 한동훈 손 내밀었는데…장동혁 반응이
최근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계기로 그간 서로 각을 세워왔던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관계에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 전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선 장 대표를 추어올리며 "모두 함께 싸우고 (당을) 지켜내야 할 때"라고 먼저 손을 내미는 듯한 메시지를 냈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는 필리터스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우리 당 장동혁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 노고 많으셨다"며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는 글을 올렸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에 대해 '우호적인' 내용의 공개 메시지를 내놓은 건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처음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에게 다시) 동지가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자는 의미(로 한 말이) 아닐까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한때 '한동훈 지도부'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던 사이였던 두 사람 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반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의 메시지를 어떻게 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필리버스터의 절박함과 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화해의 손짓을 보냈지만, 이에 호응하는 대신 필리버스터의 의미만 강조한 것이다.
◆'24시간 필버'효과? 잠깐일텐데…지선 전 봉합이 관건
설상가상 장 대표는 지난 26일 이른바 '장·한·석(장동혁·한동훈 전 대표·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구체적인 연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정치권 내부에서 계엄과 탄핵 관련 입장을 놓고 갈등했던 장 대표, 한 전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함께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연대에 앞서 당 개혁과 쇄신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같은 태도를 두고 당 안팎에선 장 대표의 외연 확장·쇄신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장 대표가 지난 19일 충북도당 당원 교육 행사에서 '변화'를 14번 언급하며 "계엄과 탄핵이 가져온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으나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도 같은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 통합을 위해 세 사람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상황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져버리면 2030년 대선에 승리해 수권 정당이 될 기반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가 단기적으로는 리더십 회복의 분기점이 됐지만, 구체적인 노선 변화가 없으면 당내 위기감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1심 선고를 앞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한 전 대표 당게 사건, 지방선거 경선 규칙 등이 시험대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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