己丑年(기축년) 새해 첫날 동해안의 명소나 높은 산 등에는 해맞이 인파로 넘쳐났다. 이날 각 자치단체들도 저마다 해맞이 행사를 갖고 덕담과 함께 희망찬 새해를 기원했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린 가정과 나라 살림살이에 희망을 달라는 새해 소망을 기원하고 가족, 이웃과 덕담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미국 인디언들은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그 일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인디언들은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이나 병이 낫길 바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원을 수없이 외우면 연인의 마음을 얻고 병도 고친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신년 '덕담'도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德談(덕담)'은 신년을 맞아 친지들에게 잘되기를 기원하는 말이다. 말에는 영적인 힘이 있어서 말한 대로 되리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던 것이다.
수년 전 TV광고를 통해 여성 연예인이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라고 외쳤던 한 신용카드회사의 광고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상업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면서도 사람들의 바람을 대신해 준 이 말은 그 해의 덕담으로 자리를 잡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부동의 고전을 밀어내고 그해 가장 인기 있는 말이 됐던 것이다.
교수신문은 2009년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和而不同(화이부동)'을 선정했다.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뜻의 화이부동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전제로 調和(조화)를 이루기를 바라는 말이다.
청와대는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뜻의 '扶危定傾(부위정경)'을 올해의 화두로 선정, 발표했다. 모두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자는 의지와 소망을 품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덕담을 쏟아냈다.
하지만 올해의 덕담으로는 '虎視牛步(호시우보)'가 제격인 것 같다. 호시우보는 '눈빛은 호랑이가 먹이를 노리는 것처럼 날카롭게, 그렇지만 마음은 조급하게 먹지 말고 소처럼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지러운 세상에 날카로움만 추구하다 보면 걸음이 조급해지기 쉽고 또 여유를 가지려다 보면 마음이 무뎌질 때가 있다. 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소와 같은 여유와 신중함을 갖고 행동하여 난국을 극복하는 우리의 저력을 보여 줄 때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홍석봉 중부본부장 hsb@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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