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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공장들, 오늘부터 사실상 새해 첫 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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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내수 침체와 이에 따른 재고 급증으로 지난 성탄절을 전후해 멈춰섰던 대구경북의 공장들이 새해를 맞아 5일 다시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10여일 전후의 휴가를 끝내고 5일 새해 첫 출근을 한 노동자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일터로 향했다. 대구성서공단과 달성공단, 구미국가공단, 포항철강공단 등 주요 공단들은 아침 일찍부터 출근 차량들로 붐볐다. 조용했던 거리에 활력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한국델파이는 이날 시무식을 갖고 모든 시계를 '생존'에 맞추고 회사 살리기를 위해 모든 임직원이 나서기로 했다. 유동성 위기에 대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도 모두 동참한다. 지기철 대표이사는 "전임직원,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더불어 공감대를 형성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극한의 매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을 만들어 시행하자"고 강조했다.

SL(주)도 신년 휴가를 끝내고 시무식을 가진 첫날, 회사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불확실한 세계 경제와 경영환경에 대한 위기관리 철저 ▷사업본부 조직을 통한 책임과 권한의 명확화로 책임 경영체제 확립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 ▷독자적 신기술 확보를 경영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SL 이충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암담하지만 55년동안 숱한 어려움을 다 겪으면서도 우리는 성장해왔다. 삶의 터전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자"고 주문했다.

지난 성탄절을 전후로 감산 및 장기 휴무에 들어갔던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대기업을 비롯한 상당수 기업체도 5일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공단대로는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다시 보였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다른 기업들보다 일찍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 구미사업장은 지난 2일 화상 시무식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창조적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체질을 확보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특히 올해가 삼성전자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인 만큼 신뢰와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임직원은 물론, 고객·거래선·협력업체·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들도 '위기 뒤엔 반드시 기회가 있다'는 희망으로 2일 또는 5일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LCD패널 가격 인상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활기를 서서히 찾고 있다. 삼성, LG 관련 중소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납품물량이 조금씩 늘어 정상조업에 문제가 없을 것같다는 마음으로 올 한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5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구미시 신년인사회 자리에서도 남유진 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시민 등 참석자들은 힘을 합쳐 어려운 경제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자며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웠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이들은 회사가 생존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구조조정 등의 한파를 걱정하고 있다.

한국델파이 한 생산직 직원(48)은 "지난달 23일부터 마음 편치 않은 휴가를 하다가 5일 생산 현장으로 돌아오니 일자리가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새삼 절감했다"면서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일자리를 유지하면 좋을텐데 국내외 사정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또다른 노동자는 "오랫만에 출근을 했으나 우리 회사가 납품하는 GM대우자동차 부평2공장과 창원공장의 다마스·라보 생산라인이 애초 5일부터의 정상가동 계획을 변경, 각각 9일과 23일까지로 가동중단을 연장한 사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경산제1산업단지(진량공단)의 한 자동차 부품회사에 근무하는 최모(39)씨는 "지난 연말 일부 비정규직원들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텐데 제발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성서공단의 한 기계금속 업체 노동자(53)도 "휴가기간 중 고향 부모님 집에 내려가 농삿일을 도왔으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면서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하루 빨리 경기가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또다른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 노동자는 "공장은 다시 돌기 시작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추가 감산을 위해 공장가동이 다시 중단되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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