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덕성초교 6학년 김민주(12)양은 책이 '친구'다. 초교 3학년 때부터 교내 '독서왕'을 놓치지 않았고 지난달 24일엔 동부도서관에서 '독서통장 으뜸상'(대구시교육감상)도 받았다. 김양의 책 사랑은 어머니 곽수경(42·여·대구 동구 신암4동)씨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집에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지 않고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아요. 밥을 먹자고 불러도 책 읽는데 정신이 팔려 대답이 없죠. 너무 독서에만 빠져 꾸짖을 때도 자주 있어요."
김양의 부모는 딸이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주는 것이 일과였다. 창작동화나 위인전 위주로 하루 10권 이상 읽어주면서 책과 친해지도록 했다. 아버지는 책만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 숨은 뜻도 하나하나 가르쳐줬다. 그런 영향으로 김양은 5살 때 자연스레 한글을 깨쳤고 6살 때부터는 혼자서 책을 술술 읽기 시작했다. 곽씨는 딸의 독서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무렵엔 TV도 없앴다.
"아이가 4살 때부터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계속 사줬어요. 전집을 사주고 끝내면 그걸 팔고 다시 단계가 높은 전집을 사줬죠. 그렇게 계속 하다보니 아이가 초교 4학년 때엔 거래하던 어린이서점에서 더 이상 소개할 책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찾기 시작한 곳이 집에서 가까운 동부도서관이었다. 곽씨는 일주일에 3, 4차례 도서관을 찾아 자신이 볼 책과 딸이 볼 책을 빌리기 시작했다. 혹 편독을 할까 다양한 분야의 책을 빌려줬고 빌리는 족족 딸은 소화해냈다. 이와 별도로 민주양은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학교도서관을 하루에 3, 4차례나 들락날락거리면서 책을 읽었다.
"민주는 거실 탁자에 앉아 한 번 책을 잡으면 화장실 가는 일 외엔 2, 3시간 꼼짝하지 않고 읽더라고요. 책을 많이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속독도 되는 모양이에요. 얼마 전에 대하소설인 '토지'를 같이 읽었는데 읽는 속도를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혹시 대충 읽나 싶어 내용을 물어보면 이름이나 배경 설명 등을 확실히 알고 있었어요."
곽씨는 딸이 책을 많이 읽는 덕분에 집중력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믿고 있다. 이는 학교 수업 시간에도 영향을 준다.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습관이 몸에 배 영어 외엔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남 부럽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
책읽기는 일기에도 많은 소재거리를 제공한다. 초교 1학년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고 있는데 단순히 일상적인 내용 외에 책에서 여러가지 소재를 찾아 일기에 적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일기를 써 초교 4학년 땐 동부교육청으로부터 일기와 관련된 상도 받았다.
곽씨는 아이의 독서 습관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에게 혼자 책을 읽으라고 수없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같이 앉아 소설이나 잡지 등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같이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이것이 아이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해법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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