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확실한 '京仁운하'와 눈치 보는 '낙동강 정비'

경제성이 없다며 5년 전에 중단한 京仁(경인)운하가 올 3월부터 본격 추진된다. 2011년까지 운하 구간 18㎞에 총 2조5천억 원을 투입, 4천t급 선박이 서해바다와 한강을 동시에 다닐 수 있는 수로를 만드는 공사다. 물류뿐만 아니다. 홍수 예방'관광 복합 청사진까지 두루 갖추어 그야말로 '한국형 뉴딜정책'의 본보기 사업으로 밀고 나갈 모양이다.

이 사업으로 2만5천 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약 3조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특히 한강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항만과 공항 물류시설과 바로 연결됨으로써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수도권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 틀림없다. 지난 정부에서 완전 사장됐던 경인운하가 불과 5년 만에 이렇게 '경제성이 있다'며 부활한 것이다.

이 같은 경인운하 소식을 접하며 낙동강 정비사업을 한번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한반도 대운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경인운하는 '운하'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운하'라는 오해를 혹여 살까 싶어 '물길 정비'니 '강의 재탄생'이니 하는 모호한 단어로 포장해 조심스레 추진되고 있는 것이 낙동강 정비사업의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민들도 낙동강의 어디까지를 정비하는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향점이 확실하지 않으면 아무리 큰 사업도 추진력을 잃게 된다. 정부는 낙동강 정비사업의 실효성과 경제성을 정확하게 진단, 경인운하처럼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이것저것 눈치 보는 식으로 일을 추진해선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경제난 타개를 위한 '신 뉴딜정책'이라면 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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