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를 보자]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슨의 고전 '위대한 유산'은 가난한 고아가 거액의 돈이 생기면서 속물로 타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교훈적 이야기로 19세기 영국의 금전만능주의를 비판한 소설이다.

31일 오후 2시 40분 EBS 일요시네마에 방영되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위대한 유산'은 이 소설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한 젊은이의 인생과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세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위대한 유산의 의미는 돈이 아니라 사랑 즉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뜻한다.

플로리다 걸프 해안의 작은 마을에 사는 8살의 핀 벨(에단 호크)은 누나와 함께 산다. 가난한 집안형편이지만 화가가 꿈인 핀은 아름다운 바다를 그리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다. 어느 날 그는 탈옥한 죄수 루스티그(로버트 드니로)를 우연히 만나 그의 발목에 찬 족쇄를 풀어주면서, 그의 단순하고 평화로운 생활이 깨어짐을 느낀다.

인근에서 가장 부자로 소문나 있는 노라 딘스무어 여사(앤 밴크로프트)로부터 갑작스런 초대를 받게 된 핀은 그녀의 은둔자적인 비밀스런 삶에 두려워하면서도 그녀의 조카인 에스텔라(기네스 팰트로)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사랑으로 매일 그녀를 찾는다.

에스텔라는 그런 핀에게 상류사회 특유의 냉정함과 오만함으로 일관하지만 핀이 그녀를 그린 그림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에스텔라는 홀연히 파리로 떠나버리고 절망에 빠져 헤매던 핀은 그림그리기를 포기한 채 나날을 보낸다. 갑작스런 익명의 후원자 덕분에 뉴욕에 보내진 그는 화가로서의 꿈을 이루며 뉴욕 미술계의 유망주로 떠오른다. 부와 지위, 명성을 한꺼번에 얻게 된 핀은 에스텔라와의 갑작스런 재회에 행복해 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한마디 말로 그에게 또 한번 깊은 상처를 남긴다. 괴로워하는 핀 앞에 갑자기 나타난 루스티그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그가 누리는 위대한 유산의 의미를 깨우쳐 준다.

부모를 잃고 누나 메기, 그녀의 애인 조와 함께 살아가는 핀 벨이라는 한 소년의 성장기가 주된 이야기다. 에단 호크와 기네스 팰트로의 매력이 돋보이며 아카데미 수상자들인 로버트 드니로와 앤 밴크로프트가 조연으로 출연했다. 현실적이지 못한 고전적 로맨스지만 동화적 감수성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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