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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의장 "선상투표 허용않으면 재외국민투표법 상정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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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이 여야가 합의한 '재외국민투표법'에 대해 선상 투표를 허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며 제동을 걸었다.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지역구 민원 때문에 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은 월권이자 몽니"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3일 '선상투표에 대한 국회의장의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 자료를 내 자신의 주장을 지역구 민원 차원으로 폄하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장은 "선상 투표는 60년간 선거권을 보장받지 못한 선원들에게 기본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라며 "지역구 민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지역구는 부산 영도로 외항 선원이 많다.

그러나 여야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선상투표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충분히 논의한 끝에 선상투표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는데도 뒤늦게 국회의장이 본회의 상정권을 무기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발끈하자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처리를 일임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내부에서도 "김 의장이 지난 연말 연초의 입법전쟁 때 야당 측의 본회의장 농성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직권 상정을 하지 않는 등 기회주의적인 처신을 해왔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차에 선상투표 논란까지 일자 "국회의장의 본분에서 벗어난 무리수"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3일 재외국민에게 대통령 선거와 총선 비례대표 투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재외국민투표법'을 오는 5일 원안대로 우선 처리키로 의견을 모으고, 회기 중에 정치개혁특위를 다시 구성해 선상투표 문제를 논의키로 결정해 김 의장의 체면을 살려줬다. 하지만 선상 투표는 비밀보장이 어렵기 때문에 선거 부정 논란이 일 수도 있어 도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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