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2%에서 무려 6% 포인트나 하향조정한 것으로 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이는 우리가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충격파를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5.6%(2007년 기준)를 차지하는 경제구조상 선진국의 소비지출 축소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성장률이 -4%면 일자리는 37만 개가 줄어들고 부도기업 수는 1만 개가 늘어난다.
문제는 내년이다. IMF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4.2% 성장해 G20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내용을 뜯어보면 좋아할 것만도 아니다. 올해 성장률이 -4%로 내려앉은 뒤 내년에 4.2% 성장해봐야 경제규모 자체는 제자리걸음한 것밖에 안 된다. 더구나 성장률 4.2%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치) 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다. 결국 내년에 성장률이 큰 폭으로 반등해도 경제가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에 4.2% 성장할 것이라는 데 자꾸 강조점을 두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좋은 쪽만 바라보게 해서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착시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정부의 대응자세에도 긴장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내년에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소리에 솔깃해 할 때가 아니다. 서민들에겐 내년이 아니라 지금의 생존 문제가 더 급하다. 정부의 대응책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말로만 선제적 대응과 속도전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정책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살피고 보완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참에 2%로 잡았던 성장률 전망치를 포함, 경제운용계획도 재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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