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면 강아지밖에 없어요" 대구 G초등학교 5학년 민철이(12)는 학교를 파하면 항상 혼자다. 맞벌이를 하는 엄마 아빠 대신 집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걸어잠근 집안에 동무라곤 강아지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민철이는 매일같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산다.
#대구 N초교 3학년 예림이(9)도 방과 후엔 컴퓨터와 마주하는 외톨이가 된다. 엄마 아빠가 이혼한 까닭에 2년 전부터 아빠가 퇴근할 때까지 집 지키기가 예림이 몫이다. 노환을 앓고 있는 할머니 병 수발까지 도맡고 있어 집 밖으로 나가 또래들과 어울리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집안 내 말벗이라곤 컴퓨터가 유일하다.
이처럼 여러 가지의 가정환경으로 인해 보호자 없이 집을 지키다가 컴퓨터 게임에 빠져 버린 아이들. 그냥 방치하면 사회성마저 잃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되기 십상이다.
◆인터넷의 바다에서 허우적댄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컴퓨터에 칭칭 감겨 인터넷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더 늦기 전에 감수성을 되살려 주고, 기다림이 뭔지 그리고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줘야지요."
대구 남구보건소 정신보건센터 소속 이영숙(38) 간호사와 최혜원(30)·최은희(27)·이보아(26) 사회복지사는 컴퓨터 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위한 수호 천사를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의 아이들을 찾아낸 뒤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또래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전문요원들이다.
4~5일 문경새재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인터넷 쉼터캠프 I CAN!(Internet Cyber Addiction No!)'. '네 꿈을 펼쳐라'란 주제로 연 이번 행사에서 이 간호사와 이들은 민철이와 예림이 그리고 함께 캠프에 참여한 15명의 초교 4·5·6년생 아동들과 어울려 고무찰흙 놀이와 함께하는 글쓰기 놀이 등을 하며 또래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컴퓨터 외에도 이렇게 재미있고 유익한, 같은 또래와의 공동체 활동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느라 온종일 안간힘을 쏟은 이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민철이는 이날 오랜만에 컴퓨터를 잊고 또래들과 어울려 깔깔거리며 좋아했다.
예림이도 자원봉사 대학생에게 안겨 어리광도 부리는 등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냈다. 자원봉사자 15명이 함께한 이 캠프는 남구보건소가 2007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4회째. 심리운동을 시작으로 글읽기와 글쓰기, 음악·미술·동작요법 등 통합예술 집단 프로그램과 함께 천체관측·팀워크훈련·눈썰매장놀이 등 2박 3일 동안 다양한 집단 체험 활동을 통해 참여 청소년 스스로 과도한 인터넷 사용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꾸몄다.
또래와의 만남과 다양한 집단활동으로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의 소중함을 깨우쳐 줬으며,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자원봉사자와 부모들에게 먼저 인터넷 중독예방 교육을 하기도 했다.
보건소 측은 초교생뿐만 아니라 중·고생들의 컴퓨터게임 중독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일반인들을 위한 인터넷 상담코너(monami.or.kr)도 개설했다. 컴퓨터 게임 중독 위험으로부터 청소년들을 지켜내기 위해 '인터넷 과다사용 조절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운용 중인 사례는 대구경북 지역을 통틀어 현재로선 유일하다. 그래서 캠프를 열 때마다 참가 문의가 쇄도한다. 참가비용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부담해 무료다.
◆가정에서는 이렇게 하세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2007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9~12세 어린이의 11%가 '잠재적 위험사용자'로 분류됐다. '잠재적 위험사용자'는 중독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수준. '고위험 사용자'도 1.5%나 됐다.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이들의 인터넷 중독을 막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전문가들은 놀이문화의 대안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유영아 남구보건소장은 "아이가 컴퓨터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컴퓨터보다 더 즐거운 것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가족 간 대화가 없거나 함께하는 시간이 적을 경우 아이가 컴퓨터에 몰입하게 된다. 부모가 TV 앞에 앉아 있으면서 아이에게 'TV를 보지 마라' '컴퓨터를 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가족들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끄는 날로 정하고 대신 영화 관람, 운동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꼭 해야 하는 경우라면 시간을 정해둬야 한다. 컴퓨터 사용 시간을 일방적으로 통제할 것이 아니라 자녀와 합의해 사용 시간을 정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컴퓨터 사용일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교생의 경우 하루 1시간 정도가 적당하며 2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아이가 시간 조절에 힘들어할 경우 시간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누리집(www.gamemedia.or.kr)에서 컴퓨터 사용 시간 확인 프로그램인 '블루실드 라이트'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만일 아이가 이미 중독 수준에 다다랐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주저없이 전문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터넷 중독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http://www.kado.or.kr/IAPC, 상담전화 1599-0075)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 게임중독 진단척도'에서 무료로 중독 정도를 측정해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관계자는 "인터넷 중독은 산만함과 우울증은 물론 행동장애·정서장애·품행장애까지 유발시킬 위험이 높아 예방 프로그램 확대 보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경·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1점-전혀 그렇지 않다, 2점-때때로 그렇다, 3점-자주 그렇다, 4점-항상 그렇다)
1.인터넷 사용으로 인해서 생활이 불규칙해졌다.
2.인터넷 사용으로 건강이 이전보다 나빠진 것 같다.
3.인터넷 사용으로 학교 성적이 떨어졌다.
4.인터넷을 너무 사용해서 머리가 아프다.
5.인터넷을 하다가 계획한 일들을 제대로 못한 적이 있다.
6.인터넷을 하느라고 피곤해서 수업시간에 잠을 자기도 한다.
7.인터넷을 너무 사용해서 시력 등에 문제가 생겼다.
8.다른 할 일이 많을 때에도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다.
9.인터넷 사용으로 인해 가족들과 마찰이 있다.
10.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에도 하고 있는 듯한 환상을 느낀 적이 있다.
11.인터넷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인터넷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리고 인터넷을 하는 꿈을 꾼다.
12.인터넷 사용 때문에 비도덕적인 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13.인터넷을 하는 동안 나는 가장 자유롭다.
14.인터넷을 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흥미진진해진다.
15.인터넷을 하는 동안 나는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16.인터넷을 하고 있을 때 마음이 제일 편하다.
17.인터넷을 하면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되는 것 같다.
18.인터넷이 없다면 내 인생에 재미있는 일이란 없다.
19.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생활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20.만약 인터넷을 다시 할 수 없게 된다면 견디기 힘들 것이다.
21.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진다.
22.인터넷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인터넷에 대한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23.인터넷 사용 때문에 실생활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인터넷 사용을 그만두지 못한다.
24.인터넷을 할 때 누군가 방해를 하면 짜증스럽고 화가 난다.
25.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현실에서 아는 사람들보다 나에게 더 잘해준다.
26.온라인에서 친구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27.오프라인에서보다 온라인에서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
28.실제에서보다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29.실제 생활에서도 인터넷에서 하는 것처럼 해보고 싶다.
30.인터넷 사용시간을 속이려고 한 적이 있다.
31.인터넷을 하느라고 수업에 빠진 적이 있다.
32.부모님 몰래 인터넷을 한다.
33.인터넷 때문에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
34.인터넷에서 무엇을 했는지 숨기려고 한 적이 있다.
35.인터넷에 빠져 있다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어긴 적이 있다.
36.인터넷을 한번 시작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오랜 시간 인터넷에서 보내게 된다.
37.인터넷을 하다가 그만두면 또 하고 싶다.
38.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려고 해보았지만 실패한다.
39.인터넷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곤 한다.
40.주위 사람들이 내가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한다고 지적한다.
(1점-전혀 그렇지 않다, 2점-때때로 그렇다, 3점-자주 그렇다, 4점-항상 그렇다. 게임중독=49점 이상)
1.게임을 하는 것이 친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더 좋다.
2.게임공간에서의 생활이 실제생활보다 더 좋다.
3.게임 속의 내가 실제의 나보다 더 좋다.
4.게임에서 사귄 친구들이 실제 친구들보다 나를 더 알아준다.
5.게임에서 사람을 사귀는 것이 더 편하고 자신 있다.
6.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7.게임을 하느라 해야 할 일을 못한다.
8.갈수록 게임을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9.점점 더 오랜 시간 게임을 해야 만족하게 된다.
10.게임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에도 게임을 그만두는 것이 어렵다.
11.게임 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12.게임을 안 하겠다고 마음먹고도 다시 게임을 하게 된다.
13.게임 생각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14.게임을 못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다.
15.게임을 하지 않을 때에도 게임 생각을 하게 된다.
16.게임으로 인해 생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게임을 해야 한다.
17.게임을 하지 못하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18.다른 일 때문에 게임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된다.
19.누가 게임을 못 하게 하면 신경질이 난다.
20.게임을 못하게 되면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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