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피숍에서 벌어지는 유혹·음모·폭소…연극 '달링'

연극 '달링(원제 Not now, darling)'은 벗기기 위해 입혀야 하는 남자들의 '거짓말 퍼레이드'다. 모피 코트를 차지하기 위해 쉴새 없이 옷을 벗어던지는 '비비안'과 '디디', 어쨌든 벗기려는 바람둥이 경영이사 '톰', 순진남으로 어쨌든 입히려는 모피 디자이너 '제리', 여기에 부인과 애인을 찾기 위해 모피 숍에 들이닥친 조폭 두목 '잭', 이들 사이에 끼여서 허둥대는 '올리비아'.

2007년 1월 시작, 서울 대학로에서 시즌5까지 인기몰이를 해온 폭소 코미디 '달링'이 3월 대구를 찾아온다. 부인이자 모피 숍 사장인 '수'가 여행을 떠난 사이 혈기왕성한 바람둥이 이사인 '톰'은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스트립 댄서 '비비안'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낼 생각에 들떠 있다. 그는 비비안에게 최고급 모피 코트를 선물하며 유혹한다. 그러나 폭력 조직 보스이자 비비안의 남편인 잭 때문에 작업은 꼬이기만 한다. 모피를 갖고 싶어 바바리걸이 돼 버린 비비안과 속옷 차림으로 모피 숍을 활보하는 디디의 황당한 이야기들이 웃음과 함께 펼쳐진다.

연극 '달링'은 모피 코트의 화려한 패션쇼로 시작한다. 관객이 유명 패션 모델이 돼 무대 위에서 모피 코트를 입고 나서기도 한다. 기획사 측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관객이 늘어가는 추세에 맞춰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고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장면을 곳곳에 심었다"고 밝혔다.

연극 '달링'은 불륜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면서 그 안에 사랑과 웃음을 이야기한다. 불륜을 이야기하지만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싸움'이나 '신경전'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오히려 웃음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불륜과 웃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인 만큼 이 작품에서 도덕적 교훈이나 줄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오직 화려한 패션쇼와 웃음이 있을 뿐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줄거리보다는 화려한 볼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 연극은 웃음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연극 '달링'은 1968년 런던의 세이보리 극장에서 초연된 후 1970년 뉴욕시티에서 재공연됐다. 같은 해 런던의 잉글리시 길드에서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이어 웨스트엔드 및 브로드웨이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번역, 공연됐다. 1971년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극본을 쓴 레이 쿠니가 '크라우치' 역(한국 공연에서는 '제리' 역)으로 출연하며 공동 감독 역할을 맡을 만큼 애착을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제리 역에 이준영(죽은 시인의 사회 출연), 톰 역에 최진우(마술가게, 라스트 게임 출연), 잭 역에 송상욱(라이어, 그 남자 그 여자 출연), 올리비아 역에 손정민(불 좀 꺼 주세요 출연), 비비안 역에 권준영(그 해엔 아무 일도 없었다, 말리나 출연), 수, 대령 부인 역(1인 2역)에 이소희(어느 날 문득 네 개의 문), 디디 역에 서정은(우동 한 그릇, 여우와 사랑을 출연) 등이 출연한다.

▷공연 안내=13일∼4월 5일/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7시 /일요일 3·6시(월요일 공연 없음)/하모니아 아트홀 /일반 3만원, 대학생 2만5천원, 청소년 1만2천원/053)254-7241, 010-3366-7241.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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