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월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감자를 심으러 밭에 가는 일이다. 벌써 설레는 마음으로 감자의 눈을 쪼개면서 마음은 밭에 가 있다. 아이들도 거들면서 좋아한다. 내가 농사를 지은 것은 5년 전이다. 흙을 떠난 지 20여년 만에 메마른 땅에 풀이 우거진 곳을 삽으로 파서 일구었다. 허리가 휘어질 정도로 일을 하면서도 흙이 좋았다. 엄두가 나지 않던 이 메마른 땅을 삽으로 일구는 일이 너무 힘이 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메마른 땅은 풀을 뽑아내자 놀랍게도 보드라운 흙이 발바닥에 느껴져 내가 떠나온 어린 날들을 떠올리게 했다. 어머니는 3월이면 양지 바른 마당에서 감자 눈을 칼로 쪼갠 다음, 밭에다 정성을 들여 심었다. 나는 그때 그 흙이 너무 좋아서 늦은 나이에 농사를 시작했다.
밭에는 웬 풀이 그렇게도 나는지 풀과의 전쟁이었다. 오랜 세월을 풍화작용으로 돌이 흙이 되어 있는 밭에서 나는 상추씨를 뿌리면서 가슴이 들떴다. 삽 하나로 일군 밭에 올해에도 감자를 심으면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가질 것이다. 아이들도 이젠 밭에서 일하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올여름 아이들이 감자를 캐면서 기뻐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김순호(김천시 성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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