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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희 대주교, 가톨릭병원서 호스피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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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을 앞둔 환자들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23일 오후 1시 45분쯤 대구가톨릭대병원 B동 8층 내과 회의실. 대구가톨릭병원이 말기 암환자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스피스(hospice·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베푸는 봉사활동) 정기교육이 진행되는 자리였다.

머리가 희끗하고 단출한 정장 차림의 한 노신사가 회의실에 들어섰다. 그는 깜짝 놀라 인사하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화답한 뒤 조용히 뒤쪽 가장자리 의자에 앉았다. 노신사는 이문희(바오로) 대주교였다. 이 대주교가 다른 곳도 아닌 호스피스 교육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교육 참가자들은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

이 대주교는 "그냥 조용히 교육받고 봉사하고 싶었다"며 "'아픈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다가 말기 암환자 봉사활동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주교가 호스피스 봉사를 하려고 결심한 것은 1년 전이다. 식도암 수술을 받으면서 아픈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고 임종을 앞둔 암환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환자는 호스피스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이 대주교는 "신규 봉사자 교육은 5월에 시작되지만 그전에 마음을 다잡고, 호스피스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오늘 교육에 참석하게 됐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활동을 할 작정"이라고 했다.

올해 6회째인 대구가톨릭병원 말기 암환자 자원봉사 교육은 5월 20일부터 시작되고 일주일 간 매일 4시간씩 24시간 교육을 받으면 봉사활동 자격이 주어진다. 또 10주 간 매주 1차례씩 심화교육을 거쳐야 하고 자원봉사를 하면서 매달 정기교육도 받아야 한다. 자원봉사자는 말기 암환자 말동무는 물론 기도, 간호, 음식 봉사, 임종 후 장례 봉사 및 사별 가족 관리 등 활동을 하게 된다. 대구가톨릭병원은 1990년대 말기 암환자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2004년 병원 자체에서 교육을 시작, 현재 500여명의 호스피스를 배출했다.

성미순 가정간호팀장은 "지금까지 대주교가 호스피스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는,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며 "다른 봉사자들과 똑같이 교육하고 환자 담당, 봉사활동 일정 등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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