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뮤직계에도 요절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중 팀 버클리(1947~1975), 닉 드레이크(1948~1974), 필 오크스(1941~1976) 등의 요절은 아쉽습니다.
제프 버클리(이 친구도 31세의 젊은 나이로 물에 빠져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습니다)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팀 버클리는 초창기엔 프로그레시브 포크, 후반기엔 재즈 포크를 지향했습니다. 1980년대의 조니 미첼을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는 약물과용으로 28세의 나이로 사망한 뒤, 수많은 컬트 팬을 거느렸지만 생전에는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Goodbye And Hello'(67)가 겨우 앨범차트 171위에 올랐을 뿐이니까요.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말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과 그리움, 슬픔같은 것이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의 목소리를 '월남전에 패한 미국의 한숨소리'라고 평했다고 합니다.
물론 1960년대 후반에 발표된 음반의 일부 곡들에서는 가사없이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사용하거나 의미없는 단어를 나열하는 등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적절하게 결합해 사이키 포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닉 드레이크는 버클리보다 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우수적인 모습과 목소리는 그의 간판인데, 특히 황량하면서도 담담한 보컬은 오직 슬픔만 느껴질 뿐입니다. 그 역시 생전에 각광을 받지 못하다가 26세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Five Leaves Left(69)', 'Bryter Layter(70)', 'Pink Moon(72)' 등 단 3장의 음반만을 남겼지만 이들 모두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드레이크는 포크 뮤지션답지 않게 첼로나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현악기의 다채로운 음색은 때때로 드레이크의 무채색 보컬과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반복해서 듣다보면 어느 새 귓전에서 잘 어울려 살아 움직이는 멜로디 라인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드레이크는 아무리 경쾌한 노래를 불러도 늘 우수적이라는 점에서 버클리와 비슷한 데 다만 버클리가 그나마 다소 기름지다면 드레이크는 그야말로 기름을 완전히 빼버려 텁텁하면서 담백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크스는 버클리나 드레이크와 다소 궤를 달리 합니다. 그는 피트 시거와 우디 거스리를 잇는 정통 프로테스탄트 포크(낱말 뜻 그대로 가사를 통해 저항정신을 추구하는 형태로, 폴리티컬 포크라고도 합니다) 주자입니다.
밥 딜런에 가려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딜런이 포크 블루스 형태였다면 오크스는 컨트리 포크 계열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가늘고 부드러워서 가사만 아니면 오히려 팝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크스는 34세 때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밖에 포크쪽으로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으로 유명한 마마스 앤 파파스의 여성 보컬리스트 캐스 엘리엇(1943~1974), Fairport Convention과 Strawbs의 멤버로 최고의 여성 포크뮤지션으로 이름을 날리던 샌디 데니(1947~1978) 등이 요절했습니다.
정지화 akfmcp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