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 7일 이틀 동안 대구경북을 휩쓴 산불피해는 막심하다. 해당 지자체와 경찰은 입산자의 실화와 방화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 산불피해액은 공익적 가치까지 더하면 수백억원에 이르고 완전 복원까지 5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실화? 방화?
화재원인을 수사중인 해당 지자체와 경찰은 실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북 칠곡군은 발화지점인 지천면 창평리 야산 주변을 수색한 뒤 입산자의 실화로 산불이 일어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군청 관계자는 "최초 발화지점이 8부 능선으로 등산객의 접근이 어려운 점 등을 미뤄 방화 가능성은 작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산불 현장 주변에서 음료수 용기와 물병, 담뱃갑 등을 발견했지만 산불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는 것.
구미시 산동면 백현리 백곡지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낚시꾼의 실화로 추정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저수지 인근에서 불길이 시작된 점으로 미뤄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달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발화지점 인근에 약초를 캔 흔적으로 보이는 2, 3개의 구덩이가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인근 주민이나 등산객의 실화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화지점은 경사가 가파르고 주민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방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완전 복원까지 50년
이틀 동안 칠곡과 구미, 안동, 달성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모두 112.5ha(1ha=1만㎡)의 면적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산림청 고시에 따라 추산한 직접적인 피해액은 3억7천473만7천원(ha당 333만1천원)에 이른다. 장마철이 오기 전 산사태를 막기 위한 사방공사 등 각종 공사비까지 더하면 피해액은 훨씬 더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이런 직접적 피해 규모보다 산불로 훼손된 공익적 손실이 더 크다고 했다. 물 조절과 대기정화, 토사 유출방지, 산림휴양, 야생동물 보호기능 등 구체적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손실이 있다는 얘기다. 대구대 이덕재 교수(산림자원학과)는 "산림의 생물 다양성 보전과 경관보전 기능 등을 포함하면 조림 비용보다 피해규모가 100배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에 탄 산림에 나무를 심는데만 2, 3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화기 때문에 적어도 1년은 지나야 조림을 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주훈 박사는 "산림이 완전히 제 모습을 찾으려면 30년 이상 걸린다"며 "토양이 완전히 복원되고 생태계가 먹이사슬을 갖추기까지 5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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