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쉬메릭·실라리안 '니콜 키드먼'에 입히자

경북대 경제통상학부가 개설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가 개설한 '섬유산업의 경제학' 강좌가 열린 15일 류장래(서 있는 사람) 강사와 수강생들이 대구경북 섬유산업에 대한 자료 분석을 하면서 토론을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지역 대학생들은 대구 경북 섬유산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발전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경북대 경제통상학부(학부장 장지상 교수)가 올해 1학기에 개설한 '섬유산업의 경제학' 강좌가 열린 15일 오후 경북대 한 강의실. 이 강좌는 지역 주종산업인 섬유산업에 대한 이해를 위해 각종 자료와 통계를 경제학 입장에서 분석하고, 회사에서 하는 실무를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 개설됐다.

수강생은 2∼4학년 경제통상학부와 경영학부생은 물론 통계학과, 불어불문학과, 행정학과 등 30여명이고 강사는 지난해말까지 11년동안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지역섬유 발전 방안을 강구하는데 기여했던 류장래 박사.

이날 학생들은 5개 팀으로 나눠 팀별로 준비한 섬유 관련 현황과 품목별 생산 및 수출·입 변화 추이, 유가·환율 변화가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발표하고 토론을 하는 등 시종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또 지역 섬유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한 발표에서는 독특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쳐 났다.

◆부정적으로 비치는 공동상표

대구와 경북의 공동 브랜드인 '쉬메릭'과 '실라리안'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마케팅은 물론 디자인도 부족해 '부모님들께 할 선물 정도'로 인식하는 정도.

진동현(경제통상학부 3학년)씨는 "두 브랜드 모두 젊은층의 감각과 관심을 끌어낼만한 디자인이나 기술이 부족하며 홍보 자체도 잘 안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영학부 최정수(3학년)·권대근(4학년)씨 등도 "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쉬메릭이나 실라리안으로는 부족하다. 젊은층에 어필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유명 배우들에게 이 상품을 입히는 등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손승현(경영학부 4학년)씨 역시 "쉬메릭이나 실라리안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상품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에 새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길로 가면 된다

신은정(경제통상학부 4학년)씨는 "패션디자이너 인력양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 전시장 등을 견학했다는 조봉국(경제통상학부 3학년)씨는 "각종 전시회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2011년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때 지역의 브랜드를 외국 선수나 관계자들에게 대구의 옷을 입히는 등 지금부터 마케팅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아(경제통상학부 4학년)씨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를 나라·제품별 컨셉트가 있는 박람회로 꾸며 흥미를 끌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선지(경제통상학부 4학년)씨는 "계명대에서 섬유패션학과 재학생과 외국어를 잘하는 학생, 경영학과생 등 20여명 내외로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은 팀별 프로젝트나 공모전을 통한 아이디어 모집 등을 통해 지역섬유산업을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경제통상학부 배영민(4학년)·조은희(3학년)씨는 "앙드레김같은 세계에 내세울 대표적인 패션디자이너 등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유현지(경제통상부 4학년)씨는 "고유 브랜드 육성과 함께 젊은 대학생 홍보대사나 블로그 활동을 통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원(통계학과 4학년)씨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 등을 통해 지역의 소재나 브랜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의류용에서 탈피해 기술 융복합으로 산업용 섬유와 친환경 그린섬유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연수프로그램인 '글로벌첼린지'에 지원해 일본 섬유회사인 도레이사를 방문하고 싶다는 김정환(경제통상학부 4년)씨는 "대학생들이 섬유산업을 기피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를 일으킨 산업 중 하나이고 기능성 고부가 가치가 있는 신섬유 등은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상영(경제통상학부 2학년)·박건우(불어불문학과 4학년)씨는 "신제품 개발만이 살길이다. 의류용섬유로 지나치게 치우처 있는 구조를 바꿔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중인 슈퍼소재 융합제품 산업화사업을 계기로 고강도 고내열성의 기능성 섬유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류장래 박사는 "지역의 섬유산업과 현재와 발전방안을 접근하는데 대학생 다운 신선한 발상과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앞으로도 실무중심의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이 지역 섬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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