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의 정취를 베토벤과 함께.'
'월광' '비창' '열정' 등으로 대표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음악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피아노 음악연구회는 창단 10주년 기념으로 20~23일, 27~30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우봉아트홀에서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완주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곡집은 베토벤의 초년 시절부터 중·장년, 말년까지의 음악 세계를 집대성한 '피아니스트들의 신약성서'로 일컬어지는 유명 레퍼토리. 하지만 방대한 분량 때문에 전곡 연주는 좀처럼 엄두를 내기 힘들었다.
이번 연주회가 가능하게 된 것도 계명대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대구예술대 등 지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강사들이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송장옥 피아노 음악연구회장(계명대 교수)은 "지난해 여름에 이번 공연을 기획해 10개월을 준비했다"며 "10주년을 맞은 연구회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피아노 음악연구회는 1999년 결성됐다. 앙상블 기회가 적은 악기의 특성 때문에 여러 피아니스트들이 한데 모여 음악 공부를 해보자는 아카데믹한 취지로 출발했다. 현재는 20대 후반에서 60대까지의 다양한 연주자 43명이 활동 중인 중견 모임으로 성장했다.
연구회의 야심 찬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총 45곡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와 변주곡 전곡을 5일 동안 연주하면서 연구회에 집중 조명이 쏟아졌다. 송 회장은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곡을 들어보기 위해 많은 피아노 학원장님들이 악보를 들고 찾아왔을 정도였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2007년에는 춤을 주제로 한 드보르자크, 베버 등의 피아노 듀오곡을 연작 기획했고, 지난해에는 '피아니스트들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곡들을 모아 연주했다.
이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는 작품성뿐 아니라 대중성도 동시에 부각되는 무대여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창'으로 잘 알려진 8번 소나타의 3악장은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일명 '강마에 벨소리' 원곡으로 나왔다. 이외에도 14번 '월광', 15번 '전원', 23번 '열정', 26번 '고별' 등은 소나타 넘버 자체보다 부제로 더 친숙한 곡들이다. 송 회장은 "전공 학생들의 공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많은 관객들이 방문해 베토벤 소나타를 감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 전석 초대. 문의 053)623-0684.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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