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규차량 등록, 경남으로 빠진다

수입차와 국산 고급차들이 자동차 등록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싼 경남도로 몰려 들고 있다. 당연히 경남은 세수가 늘어나는 반면 대구경북을 비롯한 다른 지역은 그만큼 세금이 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런가요

자동차 구입자는 현행 법상 자동차를 신규 등록할 때 반드시 광역자치단체별 지역개발공채(광역시는 도시철도채권)를 매입해야 한다. 지역개발공채 매입비율은 자동차 배기량에 따라 다르다.또 광역자치단체마다 다른 기준이 제시된다. 차량 구입자들은 지역개발공채 이외에도 등록시 취득세(2%)와 등록세(자가용5%, 영업용 2%)를 낸다.

경남도는 2000㏄ 이상의 경우 7%의 지역개발공채를 받는다. 하지만 대구시는 20%의 도시철도채권을, 경북도는 12%의 지역개발공채를 매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경남도의 수입차 등록 대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37.2%인 2만2천959대가 등록한 것. 서울은 1만5천79대(점유율 24.5%), 대구는 1천42대(1.7%),경북은 519대(0.8%) 등이다.

국산 고급차종들도 경남에서 등록을 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제네시스 3.8 로얄 A/T차량(판매가 5천만원 기준) 등록시 대구시는 공채매입가가 909만원, 경북도는 545만5천원인데 비해 경남도는 318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에쿠스 4.6프레스티지A/T차량(판매가 1억1천100만원 기준) 경우도 대구시에 하면 공채매입을 2천18만5천원어치 해야 한다. 경북도에선 1천332만6천원을 사야 한다. 반면 경남에선 706만5천원을 사면 된다.

차량 구입자들은 구입한 채권을 대부분 16%의 할인율을 적용해 팔아버려 실제 공채 매입가는 같은 비율로 낮아지지만 경남에서 하면 그만큼 이득을 보고 있다.

차량 등록이 경남에서 이뤄지다 보니 덩달아 취득·등록세도 경남으로 몰린다. 제네시스 3.8 로얄 A/T차량의 경우 등록세 227만2천700원과 취득세 90만9천80원이, 에쿠스 4.6프레스티지의 경우 등록세 504만6천450원, 취득세 201만8천580원이 세수로 들어간다. 대구경북에서는 그만큼 세수 유출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누가 주로 이용하나요

리스를 이용해 고급차나 국산 승용차를 구입하는 경우 경남에서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다. 캐피탈 회사를 통해 할부로 자동차를 사는 법인이나 개인들이 많은 것. 캐피탈 회사들의 물량은 자동차 등록을 본사나 지사 아무 곳에나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지난 2004년부터 시행된 전국통합번호판 실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번호판에 지역이 나타났기 때문에 타지역 번호판 달기가 꺼려졌지만 이제는 그런 장애 요소가 없어졌다.

지역의 한 수입차 딜러는 "캐피탈사 리스를 통해 신규 등록되는 차량은 외제차나 국산 고급 승용차를 막론하고 대부분 등록비용이 싼 경남으로 간다"고 말했다.

대구의 국산 승용차 딜러 김모씨도 "경남 지역의 공채가격이 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형 자동차를 구입하는 개인들도 일시적으로 경남에 '위장 전입'을 통해 차량 등록을 하는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세수가 경남으로 유출되자 부산시는 지난해 5월부터 공채 매입비율을 7%로 인하하기도 했다.

자동차 판매업소 관계자들은 "대구시와 경북도도 사정이 있겠지만 무조건 관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공채 매입 비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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