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직력·지지 세력이 道교육감 보선 당락 갈랐다

이번 경상북도 교육감 보궐 선거는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탄탄한 보수 성향 후보가 이긴다'는 기존 '선거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번 선거는 역대 직선 교육감 사상 최대의 투표율(24.4%)을 기록했지만 40~50%에 달하는 국회의원 선거 등 일반 선거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특히 이영우 후보를 지지하는 교육 관계자들이 막판 대거 투표에 참여, 승리를 확정지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 측도 선거당일 "투표율이 높아지면 조직력이 떨어지는 후보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지만 30~40% 이상 돼야 바람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구나 후보 간 표가 분산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단순 수치로서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단정하기 힘들다"고 승리를 예측했다. 이에 따라 교육계의 탄탄한 지지와 조직력을 자랑해 온 '이영우 후보의 당선은 예상된 결과였다'는 것이 지역교육계의 분석이다.

◆따 놓은 '당선'=이번 도교육감 보궐선거 전체 유권자는 210만6천162명, 이번 투표에 참가한 인원은 51만2천209명이다. 경북도 내 유치원·초·중등교원수는 2만5천860여명. 여기다 도교육청과 시·군교육청, 산하기관 등에 근무하는 교직원이 4천260여명으로 전체 교원과 교직원 수는 3만여명에 이른다. 여기에 이들이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족과 학교운영위원 가운데 학부모 위원 4천여명, 지역위원 1천500여명이 더 있어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도 '교육 가족'이 최소 4만5천명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투표율이 30%를 넘지 못할 경우 이들의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돼왔다. 자신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교육감을 뽑는 선거여서 교직원들이 그 누구보다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35년 동안 23개 시·군 13곳에서 교사로 근무한 이 후보의 경력이 절대적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상대 '오판'도 한몫=그러나 이 후보의 승리 뒤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한나라당과 같은 기호로 선거에 나섰던 김철 후보의 '오판'도 이 당선자를 돕는 결과가 됐다.

김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한나라당 후보와 같은 '파란색' 선거운동 옷을 입고 반사이익을 노렸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실제 전략지역으로 선택한 경주에서 이 후보(45.10%)에 비해 낮은 득표(32.02%)에 그쳤다. 반면 상주, 고령, 성주, 군위, 청송, 영양 지역에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번 확인된 '박풍의 위력'이 도교육감 선거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선거 막판 불었던 부정선거 논란도 이 후보를 도왔다. 인지도에서 앞서왔던 것으로 평가됐던 유진선 후보가 '재산신고 누락'과 '허위경력 기재'라는 암초에 발목이 잡히는 동안 지지세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당선이 확정된 29일 밤 이 후보 측은 "교육계, 학부모, 학원 관계자 등 적극 투표층 20%에 대해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면서도 "학력신장과 명품교육이라는 공약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고 이에 못지않게 현장교육을 해본 사람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는 교육계의 절대적 지지가 당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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