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라지는 팔공산] 年 관광객 1천600만명…1위 매력은?

2년 전 한국인과 결혼한 수잔(30·여·뉴질랜드)씨. 얼마 전 사진을 배우고부터 틈만 나면 팔공산을 찾는다. 팔공산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를 카메라 앵글에 담기 위해서다. 수잔씨는 "팔공산에 핀 야생화들을 찍을 때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향수도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에 사는 이하정(46)씨도 쉬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선다. 오전 6시 첫 KTX를 타고 대구로 직행해 팔공산을 찾는다. 이씨는 "등산경력 20년이나 됐지만 팔공산처럼 등산 코스가 발달된 산을 만나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구 팔공산이 상춘객과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 해 1천600여만명의 관광객이 팔공산을 찾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 제일의 관광명소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큰 산 못지않게 다양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등산로와 풍부한 먹을거리, 부대시설, 곳곳에 흩어져 있는 40여개의 사찰까지… 관광 명소로는 손색이 없다. 초보, 프로 구분없이 누구나 입맛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등산로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 포인트다. 능선을 따라 등산할 수 있어 오르내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장병호 대구등산학교 교장은 "가장 쉽게 정상을 오를 수 있는 수태골 코스와 산신령님이 노하셨나 의심할 정도로 스릴 있고 어려운 코스인 주춧방골 코스가 있어 산악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들도 대구에 오면 팔공산을 찾고싶어 한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아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는 대자연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 트레이시 맥마흔(여·영국)씨는 "팔공산은 대구 시내에서 버스만 타면 금방 갈 수 있고 계절마다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까지 즐길 수 있어 외국에서 친구들이 올 때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불교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관광객을 끄는 요인이다. 캐나다 유학생 릭 커닝햄(28)씨는 "팔공산에는 절이 많아 신비로운 불교 문화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고 했다.

팔공산자연관리사무소 최재덕 소장은 "팔공산은 우리나라 최고의 약사여래불(질병을 치료하는 부처님) 신앙지"라며 "한 해 갓바위만 해도 1천여만명의 불자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한국 최고의 불교 성지"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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