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약에 대한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약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적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병이 조금 나아지면 줄여버리는 사람, 약이라면 '무조건 먹고 보자'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약을 너무 멀리해 병을 키워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쉽게 복용해 부작용이 생기도록 해서도 안 된다. 의약품은 최소량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복용해야 한다.
의약품을 올바르게 복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얼마나 ▷언제 복용하는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가 먹어야 할 약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약국에서 처방약을 조제해서 받거나 일반의약품을 구입할 때 약의 이름과 복용할 양, 약의 효과 및 부작용, 다른 음식이나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 등을 약사에게 꼼꼼히 물어야 한다.
또 약을 먹는 시간도 꼭 지켜야 한다. 약을 복용하는 시간은 일반적인 복용법인 식후 30분 외에 식간 복용, 식전 복용, 매 ○시간마다 복용, 특별한 시간(자기 전 또는 저녁) 복용, 음식과 함께 복용 등으로 구분한다. '식간 복용'이란 식사 2시간 전후로 공복에 복용하는 약을 말한다. 이는 빠른 효과를 나타내야 하는 약으로, 음식물과 섞이면 흡수율이 줄어 효과가 3분의 1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강심제, 해열진통제, 제산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식전 복용'이란 혈압약이나 당뇨약과 같이 식사 30분~1시간 전에 먹어야 하는 약이다. 항균제도 음식물과 함께 복용하면 음식물 중 칼슘과 약이 결합해서 약효가 떨어지고, 골다공증에 쓰이는 알렌드로네이트도 마찬가지다. 소화기능 조절제, 위궤양 치료제,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등 위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위장약은 식사 30분 전에 복용해야 한다.
'매 ○시간 복용'은 일정한 약효(농도)를 몸 속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다. 이러한 의약품은 음식과의 상호작용이나 위장 장애가 크지 않아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 항생제나 화학요법제(항암제), 항바이러스제, 항원충제(말라리아 치료제), 서방형 제제는 치료를 위해 일정 약물이 몸 속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몇 시간 간격을 지켜서 복용해야 한다. 피임약이나 호르몬제는 복용하는 사람이 편한 시간을 정해두고 복용하면 된다. '자기 전 혹은 저녁 등 특별한 시간 복용'에 해당하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와 협심증 치료제는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져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전에 먹어야 한다. 하루에 한번 먹는 알레르기약의 경우도 주성분인 항히스타민제가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저녁에 복용해야 한다. 구충제도 마찬가지다.
액제, 연고제, 점안제, 흡입제, 좌제, 설하정 등 제형이 다른 의약품도 먹는 약과 똑같이 투약 방법을 지켜야 한다.
1990년대 중반 일본에서 내과와 피부과를 장기간 다닌 환자가 두 병원에서 동시에 처방해 준 코티손 제제(프레드니솔론, 덱사메타손, 베타메타손 등)를 과량 복용해 큰 사고가 난 뒤 일본에서는 모든 국민에게 단골약국을 지정해 복약지도를 받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단골약국에서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약력을 관리함으로써 환자에게 정확한 의약품 정보를 제공,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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