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인 요즘은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장이들에게도 1년 중 가장 바쁜 날들이다. 농기구 외에도 건축자재, 인테리어 소품, 드라마 제작용 소품 등 대장장이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것들은 다양하다.
EBS '극한 직업'은 27'28일 오후 10시 40분 '대장장이' 편을 방영한다. 2천500℃가 넘는 불과의 싸움, 끊임없는 메질과 담금질로 그들은 쇠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43년 경력의 형 류상준(56)씨와 12년 경력의 동생 상남(53)씨가 운영하는 대장간이 도심 속에 있다. 과거 농기구만 제작하던 대장간과는 달리 건축 자재, 인테리어 소품, 그리고 사극의 소품까지 만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2천500도 화덕 앞의 온도는 약 60도. 자칫하면 쇠가 녹을 수 있기 때문에 류상남씨는 화덕 앞을 떠날 수 없다.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모양을 만들고 다듬는 일은 오롯이 사람의 감각이다.
2천500도의 화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인해 선풍기는 무용지물이다. 특히 화덕 앞에서 쇠를 달구는 작업을 하는 류상남씨는 하루종일 뜨거운 열기와 땀과의 전쟁을 치른다. 하지만 쇠가 달궈지기 시작하면 작업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
류상준씨의 손은 2년 전 메질을 하다가 입은 부상으로 잘 구부러지지 않고 몸에는 메질을 하다가 튄 쇳조각이 박혀 있다. 대장간에서의 작업은 쇠를 달구는 달굼질부터 모양을 만들고 다듬는 메질, 그리고 쇠를 강하게 하는 담금질까지 매 순간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고온의 불은 화상으로 이어지고 메질을 하면서 튀는 쇳가루와 불똥도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상주의 한 대장간 역시 농번기를 맞아 호미며 낫, 괭이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50년 동안 대장장이로 농기구를 전문으로 만들며 살아온 홍영두(62)씨. 위험하고 힘든 작업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는 가운데서도 대장간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그의 가족들이다. 하루에 만들어야 할 농기구만 해도 수백개이다 보니 누구 하나 허리 펼 틈도 없다. 오늘 만들어야 할 낫만 250개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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