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수필가 피천득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수필 '인연' 중에서)

'수필은 청자(靑瓷) 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수필론 '수필' 중에서)

거문고를 타고 노는, 때 묻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닮았다는 금아(琴兒). 피천득은 서정적이고 간결한 시와 수필을 노래했다.

1910년 오늘 서울에서 태어난 금아는 10세에 어머니를 여읜 뒤 삼촌 집에서 자랐다. 주요한의 주선으로 일제 강점기 때 중국 상하이 후장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해방 이듬해 경성대(현 서울대) 예과 교수를 거쳐 1974년까지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1930년 '신동아'에 시 '서정소곡(抒情小曲)'으로 등단한 뒤 잡지 '동광'에 시 '소곡'(1932), 수필 '눈보라 치는 밤의 추억'(1933) 등을 발표했다. 2007년 5월 숨진 금아의 애틋하고 섬세한 아름다운 필체가 아련하다.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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