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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르네상스 불똥 튄 '동촌 축구장'…2년 만에 폐장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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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400개 이상 단체 이용, 수요 높아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대상지 해당…내달 폐장 앞둬
구장 옮기는 데 1년 이상 소요…운동 공간 부족·예산 낭비 목소리

동촌둔치 축구장은 지난 2023년 5월 국비 14억원을 들여 준공된 구장으로, 동구에서 박주영축구장 다음으로 커 수요가 상당하다. 김지효 기자
동촌둔치 축구장은 지난 2023년 5월 국비 14억원을 들여 준공된 구장으로, 동구에서 박주영축구장 다음으로 커 수요가 상당하다. 김지효 기자

대구 동구 동촌둔치 축구장이 문을 연 지 2년여 만에 대구시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영향으로 폐장 위기에 처했다. 동구 주민들은 지역 주요 대회가 코앞인 상황이라며 폐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축구장 조성 전부터 동구청에 동촌둔치 주변에 시설을 짓지 말 것을 요청해왔다며 사업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에 따라 다음달부터 동촌유원지 일대 하천을 정비하고 현 동촌둔치 축구장 부지를 잔디광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곳에 있던 축구장 등 체육시설은 강 상류의 다른 부지로 재배치 될 예정이다.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최소 1년 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국비 14억원이 투입된 동촌둔치 축구장은 윤석준 동구청장 공약사업으로 지난 2023년 5월 문을 열었다. 2023년 157개 단체가 이용한 이곳은 지난해 404개 단체, 올해 7월까지 229개 단체가 이용할 정도로 수요가 높은 곳이 됐지만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동구 체육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장 공백 기간이 너무 긴 데다 대구시 설계에 따르면 옮겨가는 새 구장이 유소년 구장 규격으로 작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동구 축구협회 관계자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동구청장기 축구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일정 상 구장 사용이 곤란하게 됐다. 그렇다고 동구청 대회를 다른 구에서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새 구장이 마련될 때까지 공백기가 길고 규모도 지금보다 작아질 것 같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축구장 조성 이전부터 동구청에 협조를 요청했다며 사업 강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2021년 말 공개된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기본계획 보고서에 동촌둔치를 거점개발 대상지로 활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에도 동구청에 영구시설을 짓지 말라는 요청을 꾸준히 해왔지만 구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단을 강제할 수는 없었다"며 "구장 폐장 시점 연기와 이전하는 축구장 규모를 키우는 등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시에서 협조 요청 공문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환경부와의 하천점용협의가 막바지 단계였고 시 사업 그랜드 플랜 도면에도 축구장이 그대로 있어 착공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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