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자 박한 월급통장, 금리 후한 CMA로 바꿔볼까

월급통장에 대한 생각이 또 한번 달라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CMA통장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소액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하반기부터 바뀌기 때문이다.

CMA통장은 은행 통장보다 더 높은 금리를 안겨줬지만 사실 불편했다. 입출금도 번거로웠고 신용카드 결제계좌로도 이용이 어려웠다. 그런데 그 빗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파격적인 금리를 내세우며 이달부터 대대적인 CMA 마케팅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나도 금리가 높은 CMA로 갈아타야 할까?

◆CMA에 신용카드를 달다

올 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올 하반기부터 증권사들이 은행을 통하지 않아도 신용카드 결제 등의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이달부터 일제히 CMA와 연결한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하며 월급통장 유치전에 들어갔다.

삼성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현대증권 등 중대형 증권사 7개사는 1일 신용카드와 CMA를 연계한 상품을 일제히 출시했다.

증권업계는 신용카드와 결합한 상품 출시로 월급계좌 유치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CMA는 수익률(금리)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은행이 독점하던 월급통장 시장을 크게 위협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CMA계좌는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이용되지 못하고 소액결제가 불가능했었다.

증권업계는 하반기 지급결제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서비스 수준도 은행과 똑같아지는데다 주식매매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CMA를 통해 오히려 자산관리가 편리해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CMA의 강점은?

증권사들에 따르면 향후 CMA계좌는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과금·보험료 납부, 인터넷 뱅킹,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돈 인출까지 자유로워진다는 것. 증권사로부터 다양한 투자 정보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금리도 높아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라는 것.

더욱이 증권사들은 신용카드와 연계한 CMA는 카드 결제일 직전까지 예치금액에 대해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CMA계좌 잔액은 2005년 말 1조5천억원에서 이달 중순 38조원 안팎으로, 약 3년6개월 사이 25배가량 늘어났다. 계좌수도 850여만개로 올 들어 60만개 이상 늘었다.

◆파격 조건을 내세우다

일부 증권사들은 CMA와 연계된 새 카드에 파격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손님 끌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새 CMA 계좌에 대해 300만원 한도로 연 4.1% 금리를 제시했다. 지금이 초저금리 시대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이다. 오는 7월 말까지 적용하는 한시적인 조치이기는 하지만, 현재 CMA 금리가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역마진'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새로 CMA를 개설하는 고객 5천명에게 1만원씩 축하금을 주고, 이와 별도로 이벤트에 당첨되면 최고 5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총 1억원 상당의 상금을 내걸었다.

동부증권도 신규 CMA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여행 패키지 상품권과 베스트셀러 서적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들어가는 등 증권사 간 CMA 카드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정말 갈아타야 하나?

CMA는 몇년 전 가입자가 폭증했을 당시 4~5%의 수익률이 적용되던 것과 달리 시중금리 하락으로 현재는 수익률이 2.7% 안팎으로까지 떨어져 있다. 일부 증권사가 대대적 판촉전에 따라 수익률을 대폭 올렸지만 어디까지나 한시적이다.

또 CMA계좌는 은행 통장처럼 예금자보호법 적용이 안 된다는 점은 계좌를 옮길 직장인들이라면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이다.

은행은 판촉전에 휘말려 무턱대고 월급통장을 갈아타다가는 손해가 더 크다는 충고를 내놓고 있다.

대구시내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 채권, 펀드 등 투자 상품을 선호한다면 CMA로 일부 자금을 돌리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은행 대출을 받는 등 은행 거래가 많은 사람들은 주거래은행 개념을 유지해야 대출금리 우대 등을 받을 수 있고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은행 급여통장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했다.

은행권은 급여이체를 신청하면 전자금융 및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를 감면해주고 대출금리 할인, 환전 수수료 우대 등 혜택까지 내걸며 통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표) 증권사별 CMA 금리와 주요 서비스(금리는 환매조건부채권형 기준)

증권사 금리(연, %) 주요 서비스

굿모닝신한 2.55 신한은행 ATM기 이용해 입출금, 통장정리 가능

대신 2.5 100% 국공채 편입, 이체수수료 면제

대우 2.5 수시입출금 및 이체 수수료 면제

동양종금 2.5 W멤버십 서비스로 제휴 가맹점에서 할인혜택

미래에셋 2.25 GS칼텍스 이용시 ℓ당 80원 적립

삼성 2.5 월 30만원 이상 신용카드 사용시 이체 및 출금 수수료 면제

우리투자 2.5~2.6 이체 수수료 면제, 자유 입출금

하나대투 잔액300만원까지 4.1 투자전문서비스 '멘토스' 2개월 무료

한국투자 2.6 매월 10만원 적립식 투자하면 이체 수수료 면제

현대 2.7 수시입출금, 신용거래서비스 등 수수료 면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