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비문명인의 눈으로 바라본 문명에 대한 소박한 진실이다.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투이아비 추장은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온다. 그는 원주민들에게 백인 문명에 대해 연설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그의 연설을 4년 동안 사모아 섬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던 에리히 쇼이어만이 독일어로 엮었다.
투이아비가 본 문명 세계는 '인간적인 것들을 가능한 외면하고, 자연적인 것들을 최대한 인위적인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골몰하는 세상'이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빠빠라기'는 남태평양 원주민들이 문명 세계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래 전 선교사를 태운 돛단배가 섬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본 원주민들은 '배의 돛을 하늘이 찢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빠빠라기는 '하늘을 찢고 내려온 사람'이라는 뜻이다. 원주민들 눈에 빠빠라기는 가능한 많은 물건을 만드느라 스스로 가난하게 만든다. 많은 물건을 만드느라 시간이 없고, 많은 일을 하느라 혼란스러워 한다. 그들의 집은 딱딱한 돌 틈이며, 돌 틈으로 들어가기 위해 여러 개의 나무 날개(문)를 힘껏 밀어야 한다. 그들은 둥근 쇠붙이나 묵직한 종이(돈)를 건네면 눈에 금방 생기가 돌고 군침을 흘린다. 스위스에서 처음 발간돼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이 책은 유럽 각국과 중국, 대만, 일본 등 전 세계에서 거듭 출판되고 있다. 180쪽,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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