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한국 의식하는 일본 축구

'16강 Vs 4강'

나란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과 일본이 본선 성적에서 뚜렷한 목표 차를 드러내 관심이다.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은 "태극 전사들은 남아공에서 사고치고 싶은 욕망이 크다"며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목표로 밝혔다. 반면 오카다 다케시 일본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주길 바란다. 4강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고 큰 포부(?)를 밝혔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이었지만 당시 홈 그라운드였다는 점에서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현실적인 목표로 세웠다. 기대를 모았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 역시 2002년에 16강에 진출한 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무2패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일본은 2002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원정 대회에서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본이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은 것은 라이벌 한국을 의식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카다 감독은 2007년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했는데, 일본도 그에 맞는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4강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고,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종종 내뱉었다.

일본 축구는 미드필더진이 강한 것이 장점. 정교한 패스 플레이와 교과서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일본은 수준급의 미드필더들을 키워냈지만 탁월한 스트라이커의 부재로 고심해 왔다. 이 때문에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카타르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프랑스 출신 브루노 메추 감독이 일본의 4강 진출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 근거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오카다 감독은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영원한 축구 경쟁자인 한국과 일본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나란히 진출했지만 본선에서의 성적을 두고 지금부터 보이지 않은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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