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환경이 어렵다고 머리가 나쁘다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꿈을 향해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제21회 대구시 청소년 대상을 받은 제일여자정보고 2학년 위지은(18)양은 수상소감보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 당부의 말을 먼저 전했다.
위양은 이 학교에서 '슈퍼걸'로 통한다. 공부는 물론 글짓기나 음악 등 각종 특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봉사활동에도 열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집 근처에 아동복지센터가 생긴 후부터는 틈만 나면 봉사활동을 하는 '여고생 천사'다. 지금까지 봉사활동한 시간만 159시간. 주말이나 휴일이면 이곳에 들러 청소나 빨래, 설거지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1인 학원도 개설했다. 가난 때문에 학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강의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학업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모범생이다. 형편이 어려워 학원은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대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학원은커녕 참고서를 구입할 수도 없어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 외에는 없었다"는 위양은 "오히려 수업에 집중하는 습관이 들어 공부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사실 위양의 가정형편은 공부는커녕 끼니를 걱정할 정도다. 7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와 둘이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저소득 한부모 가정으로 지정돼 있지만 경제적인 지원금이 없는 상태여서 하루하루 생활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어머니는 식당 주방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활비를 벌었지만 경기 불황으로 인해 쉬는 날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위양에게 수업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았다. 공책 사는 돈을 아끼기 위해 교과서에 정리했고 간혹 상품으로 받은 연습장은 반으로 접어 사용했다. 위양은 "아끼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계획적인 공부 습관으로 어어졌다"고 했다.
이 같은 계획적인 공부습관은 공부뿐만 아니라 글짓기나 음악, 컴퓨터 등 다방면에서도 두각을 낼 수 있는 힘이 됐다. 위양은 지난 1년 동안 교내외 글짓기 대회에서 수 차례 입상한 데 이어 봉사하고 효행하는 마음씨도 돋보여 대구향교로부터 충효교실 우수상을 받는 등 여러 상을 받았다. 곰살궂은 성격과 사근사근한 태도로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짱'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교내 코스모스예술제에 나가 인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래서 '세상 모든 일이 열심히 하면 안 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한다.
"세상에 장애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은 의지로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짝씩 움직여 나간다면 자신의 길을 막는 '핸디캡'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위양은 "어려운 환경에 놓인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면서 달콤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으며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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