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아파트도 파격할인…죽곡단지 원가수준 책정

주택경기 침체로 공공기관들이 공급하는 아파트마저 원가 분양에다 가격 할인 카드를 빼들었다.

민영에 비해 분양가격이 저렴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았지만 미분양 증가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으로 매수세가 줄어들자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내걸고 계약자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이달 분양에 들어가는 대구도시공사의 달성군 죽곡 단지(214가구)의 경우 계약률을 올리기 위해 전용면적 84㎡형 분양 가격을 2억1천만원(3.3㎡당 63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도시공사가 대구 동구에 분양한 신천 청아람에 비해 3.3㎡당 80만원이 낮은 가격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분양대금 중 잔금 비율을 60%로 올리고 중도금을 10%씩 6개월 단위로 납부토록 해 중도금 부담을 완화했다. 현재 예상 수익률이 매출의 1%인 5억원 안팎이지만 계약률이 저조하면 적자 분양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올 9월에 분양할 죽곡 2지구(1천200가구)는 '적자 분양'까지 검토하고 있다.

2006년 분양한 1지구에 비해 2지구의 보상금이 두배를 넘고 건설원가도 상승해 3.3㎡당 분양 가격이 1지구에 비해 100만원 이상 오른 700만원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도시공사 측은 "미분양으로 남아 적자폭이 커지는 것보다는 원가 이하 분양을 하더라도 손실을 빨리 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택공사도 올 하반기 대구에서 신규 공급할 아파트 '분양가'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올 8월 분양 예정인 칠성지구(1천300가구)의 경우 전용면적 기준 85㎡형 아파트의 원가가 3.3㎡당 700만원에 이르고 있지만 이 가격으로는 판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익을 무시하고 시장 가격에 맞춘 분양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

주택공사 관계자는 "동구 율하지구 내 준공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금 60%를 입주 뒤 5년 분납토록 하는 제도를 도입해 분양 가격을 2천만원 이상 내렸다"며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아파트 원가 분석이 진행 중이지만 수익률을 고려한 분양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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