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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 아빠는 Cho, 아이는 Jo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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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 로마자 표기 2차 시안 논란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25일 김씨는 기존의 'Kim'을 'Gim'으로, 이씨는 'Yi'로, 박씨는 'Bak'으로, 신씨는 'Sin' 등으로 표기하겠다는 성씨(姓氏) 로마자 표기 제2차 시안을 제시했다.

외국인들은 "좀 더 한국식 발음에 근접한 표기"라고 반기는 분위기지만, 시민들은 로마자 표기법 변경이 잦아 여권의 성이 제각각이라 혼란스럽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영국인 트레이시 맥마흔(Tracey McMahon·29)씨는 "Lee(리)라고 표기하는 것보다는 Yi라고 표기하는 것이 좀 더 '이'라는 발음에 맞다"며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좀 더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장펑(Jang pung·24)씨 역시 "사실 영문 표기를 보면 한국인 친구들의 정확한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좀 더 한국식 발음에 가까운 방식이긴 하지만 여전히 헷갈리는 점이 있어 이름은 정확한 발음을 물어보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성씨에 대한 표준안 마련은 로마자표기법 가운데서도 가장 이견이 많아 9년간 유보돼 왔던 사안.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위원장 강만수)가 24일 "성씨에 대한 로마자 표기 표준안을 마련하고 여권 신규발급 때 표준안에 따른 영문이름 표기 의무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청와대에서 밝힘에 따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정부는 여권뿐 아니라 출생신고서와 주민등록증 등의 공문서에 한글·한자 외에 영문이름 병기를 의무화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제멋대로인 표기를 통일한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여권 표기를 또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조성훈(34·대구 중구 남산동)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라도 나갈 경우가 생기면 아빠의 영문 표기는 'cho', 아이들은 'Jo'로 표기된 여권을 갖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누가 우리를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문기(43·북구 태전동)씨는 "김씨의 경우에는 인구 대다수가 'Kim'으로 표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Gim'이라는 원칙 대신 'Kim' 사용을 허용한다면서 박씨의 경우는 왜 해당되지 않는 것이냐"며 "외국인 바이어들에게 이미 'Park'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제 와서 표기법이 바뀌니 'Bak'으로 불러달라고 해야 하는 거냐"고 했다.

미국인 다이애나 에켈만(Diana Ekelman·27·여)씨는 "이름 표기는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한 교수는 "개인의 성을 표기하는 방식까지도 억지로 '통일'을 시키려는 정부의 의도를 모르겠다"며 "정부·행정기관에서 작은 불편함이나 번거로움을 싫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관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이번 표기안은 국민 상당수가 여권(2007년 기준)에 주로 쓰는 영문 표기와 크게 차이가 난다. 이씨의 경우 98.5%가 'Lee'라고 쓰고 있으며, 박씨는 'Park'(95.9%), 신씨는 'Shin'(91.7%), 유씨는 'Yoo'(42.6%), 윤씨는 'Yoon'(48.9%), 조씨는 'Cho'(73.1%), 정씨는 'Jung'(48.6%), 최씨는 'Choi'(93.1%)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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