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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기관 개혁 성패는 기관장에 달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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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는 표현조차 모자랄 지경이다. 감사원이 발표한 60개 주요 공공기관 특별점검 결과를 두고서 하는 말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대란 와중에 드러난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 실태와 왜곡된 노사관계는 충격적이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연간 휴가 및 휴일이 171일이나 됐다. 1년의 절반이 노는 날인 셈이다. 법정휴가마저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는 직장인들로서는 부아가 치밀 노릇이다. 다른 공공기관은 노조 요청에 따라 보수 규정에 없는 노조간부수당을 만들어 노조 간부들에게 해마다 300여만 원씩 줬다. 비정규직 월급의 2~3배나 되는 금액이다. 인사 규정을 무시하고 노조위원장에게 1년에 5~8호봉을 올려 주기도 했다. 얼마 전 대한석탄공사의 편법 임금 인상과 불법 본사 이전과 같은 비리를 적발한 감사원 감사 내용과 난형난제다.

공공기관에서 방만 경영과 불합리한 노사관계가 자행되는 원인은 노사 유착 때문이다. 감시'감독할 주인이 없다는 점을 악용, 노조는 공공기관에서 제왕으로 행세하고 있다. 공공기관 수장을 맡은 사람들은 스쳐가는 자리라는 나그네 마음으로 노조 눈치나 보며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탓에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은 말 잔치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기업 CEO 출신으로 한국전력 수장을 맡은 김쌍수 사장은 인사 혁신과 조직 슬림화를 통해 한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공공기관 수장을 맡은 사람이 어떤 마인드와 어떤 노력을 하느냐가 공공기관 개혁 성패를 가르는 열쇠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개혁할 수 있는 적임자를 기관장으로 임명하고, 그 실적에 따라 신상필벌해야 한다. 불법적으로 더 많은 돈이 지급된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은 물론 노조에까지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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