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상징적 중심 거리이자 유일한 보행자 전용도로인 동성로에서 그저께 교통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후진하던 택배 트럭에 환경미화원이 치여 숨진 것이다. 보행자 전용도로인데도 상가 업무 차량들에 오전 6∼11시 사이 통행을 허용한 게 화근이었다. 가장 번잡한 젊은이 거리답게 각별히 보행자 천국으로 관리하겠다던 당국 구호가 헛말이 됐다.
이번 일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 부실한 도시 관리 능력이다. 번듯이 인도를 따로 만들어 놓고도 거기서 이뤄지는 불법엔 모르쇠하는 것도 한 예다. 인도를 주차장으로 농단해도 그만, 좁은 길로 자동차가 마구 내달려도 모른 체하는 게 현실이다. 사회기반시설을 공급만 할 뿐 사후 관리는 포기한 모양새다.
이번 사고 또한 보행자 전용도로로 지정만 했을 뿐 걸맞게 관리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다. 상가들 때문에 화물차 통행을 부분 허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는 모양이지만 그런 사고방식부터가 이해 안 된다. 전용도로로 지정하려면 그런 경우의 대책까지 당연히 세웠어야 한다. 예를 들어 근처에 화물 집배송 센터를 만든 뒤 그것과 각 가게를 연결하는 저속 전기차를 운행케 하는 식이다. 그런 준비 없이 보행자 전용도로 지정을 서두르면서 지금 같은 허점을 만드는 것은 무책임하다.
지금 이 도시에서 눈에 띄는 도시 관리상의 구멍은 하나 둘이 아니다. 이래서는 엄청난 돈을 들여 꾸미고 있는 중앙로 대중교통 전용도로인들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지 회의적이다. 집행할 능력도 없는 법을 마구 만들거나 관리할 능력 없이 새 제도를 쉽게 내놓는 것은 행정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다른 시민 편의 장치들도 어떤 허점이 있는지 점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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