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한국 방문을 공식 요청, 역대 교황의 세 번째 방한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G8 확대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한 자리에서 "과거 분단국(독일) 출신인 교황이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희망한다"며 방한을 요청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명확하게 수락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금까지 두 차례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맞아 처음 방한한 데 이어 1989년 세계성체대회 참석차 두 번째 방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30여분 동안 이어진 환담에서 "2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당시 교황 성하 명의의 장례미사를 거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30여년 전 독일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이자 훌륭한 천주교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다"고 회고했다.
"가톨릭교회가 남북 통일과 분단 국가의 화해,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많은 기도를 해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 교황은 "북한 주민들과 남북 통일을 항상 마음에 두고 기도하겠다. 남북 평화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교황에게 김수환 추기경 선종 당일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관 옆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가 기도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교황은 17세기 성 베드로 성당과 베를리니 기둥을 그린 스케치화를 이 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아주 오래된 그림으로 귀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