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우린 포항스틸러스 제 12선수"…네오마린스

'축구는 전쟁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11일 2009 K리그 포항스틸러스와 광주 상무 경기가 있는 포항스틸야드.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 가운데 경기시간 1시간을 남겨둔 오후 6시 30분부터 홈팀 포항스틸러스 서포터스 '네오마린스' 회원들이 속속 집결하기 시작했다.

잠시후 경기 시작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선 서포터스들은 북소리에 맞춰 힘껏 발을 구르며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지만 누구하나 자리를 피하거나 우산을 쓰지 않았다.

네오마린스의 부 리더를 맡고 있는 권동강(24)씨는 "서포터스 대부분은 축구에 미쳐 지낸다"면서 "홈경기는 물론 원정경기에도 꼭 응원을 가는데 지난해에는 FA컵 결승전이 열린 제주도까지 날아가 승리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전반 26분. 리그 최고령 김기동 선수의 선취골이 터지자 서포터스들은 대형 깃발을 흔들고 종이 꽃가루를 뿌렸다. 이어 준비해 온 폭죽을 터트리며 경기장을 잠시 흰 연기에 잠기게 하는 것으로 기쁨을 발산했다.

친구 따라 축구장에 처음 왔다는 이세준(29)씨는 "포항스틸러스 서포터스들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면서 "경기 90분 내내 자리에 선 채로 힘껏 응원을 하는데 포항의 최근 연승행진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의 축가가 채 끝나기도 전인 전반 28분 광주 최원권 선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아쉬움의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서포터스들은 스크린을 통해 동점골 장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시작된 응원은 전보다 더 크게 더 신나게 경기장을 울렸다. 마침내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인 45분 어렵게 얻은 페널티킥을 브라질 용병 데닐손이 깔끔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웃다가 울다가 다시 웃은 경기였다.

2007년 리그 우승에 이은 지난해 12년 만의 FA컵 우승탈환. 올해 파죽의 7연승 뒤엔 제12선수인 서포터스 '네오마린스'가 있다고 축구팬들은 입을 모았다.

글·사진 최철식 시민기자 ccs1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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