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개항하는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가 대구'경북에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이제야 이 지역도 바다로 나가는 자체 관문을 확보하게 됐다는 게 그 요체다. 1980년대 이후 발전축이 해안도시로 이동하면서 뒤처지기 시작한 이 땅이 20년 동안 꿔 온 꿈의 실현인 것이다.
누구보다 반길 주체는 포항이다. 제철소 건설로 비상했던 이 도시가 얻은 두 번째 대도약 계기이기 때문이다. 200여만 평의 항구 배후산단 건설, 인근 대규모 국가공단 입지 결정 등이 연관효과다. 올해는 마침 시 승격 60주년이기도 하다.
하지만 돌이켜보건대 영일만항 및 연결 고속도로 건설을 앞장서 바랐던 것은 대구와 구미 쪽이기도 하다. 1990년대 초 대구시장은 이러한 인프라 구축만이 대구 경제 돌파구라고 강조하는 걸 주요 업무로 삼다시피 했다. "대구에 유치할 거라곤 바다 없이도 가동 가능한 항공 산업뿐이다"는 해학이 떠돌던 시절이다. 외항을 갖지 못한 내륙도시 한계가 그렇게 컸다.
드디어 고속도로가 뚫리고 외항이 열렸다. 이제 이 지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사회자본들을 바탕으로 지역 산업을 도약시키고 오그라든 지역세를 활짝 펴는 것이다. 그래야 영일만항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고 그 역방향 선순환도 가능하다. 물론 한걸음에 천 리를 갈 수는 없다. 부산항에는 한 달에만도 컨테이너 100만 개가 오가는데 영일만항은 내년 일 년 내내 목표래야 30만 개가 안 된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대구'경북의 오늘날 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차피 우리가 넘어서야 할 고개일 뿐이다. 그렇게 해내라고 열어 준 게 영일만항이다. 진짜 뛰어야 하는 것은 지금부터이다. 진짜 기회 또한 그 다음에야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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