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맛있다고 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맛없다고 해봐요. 얼마나 낭패겠어요."
대명수산식당 방연옥(55)씨. 손맛도 손맛이지만 항상 싱싱한 곰치를 재료로 하기에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식당 앞 곰치 수족관은 장관이다. 지나가는 길손들도 들여다보고 연방 '무슨 고기냐'고 묻는다. 같은 물음이 온종일 계속되면 귀찮기도 하겠지만, 방씨의 대답소리는 항상 밝다. "곰치요 곰치. 물곰"이라고 가르쳐 주곤 웃는다.
40년 전 친정 할머니와 어머니가 물곰탕을 끓이는 것을 봐 뒀다가 10여년 전부터 집에서 손님을 칠 때 조금씩 끓여보게 됐다는 방씨는 본격적으로 물곰탕 전문식당을 낸 것은 3년 전부터라고 했다. 처음 물곰탕 한가지로만 식당이 되겠느냐는 생각에 대게탕과 대구탕, 아구탕을 함께 하고 있는데, 식당을 찾는 손님 대다수는 물곰탕을 찾는단다.
"대구탕과 아구탕은 대도시에서도 하는 집이 많잖아요. 대게탕도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으니. 아마 그래서 물곰탕을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다른 집과 달리 싱싱한 곰치를 재료로 써서 만든다는 말은 아낀다. 말 않아도 맛 차이로 다들 알기 때문이란다.
"맛 내는 기술이 뭐 어디 있나요. 저기, 저 푸르고 싱싱한 동해바다가 맛을 다 내고 있는데요."
시원하게 끓인 물곰탕과 함께 내는 반찬도 정갈하다. 가자미밥 식해에다 쇠미역 무침, 톳나물 등 철마다 색다른 바닷나물이 완전 '울진식'으로 올려져 그야말로 동해안 포구식당 특유의 풍미가 가득한 한상을 차려낸다. 방씨의 친절한 모습도, 소박하기만 한 식당 내부도 물곰탕을 더욱 시원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천연 조미료다.
권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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