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국, 그리고 나] 미국 시애틀

축복받은 이곳에 살고 싶다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시애틀은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 주연의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배경 무대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미국 서북부 최대 도시로 아름다운 자연과 온화한 해양성 기후가 잘 어우러져 미국인들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 순위에서 항상 상위에 자리하는 축복받은 도시이다.

시애틀 근교에는 시애틀 경제를 이끌고 있는 세계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중심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본사와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Boeing)사의 항공기 제작공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Starbucks)의 본사도 위치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산업이 발달하고 있으며, 인접한 캐나다를 비롯해 알래스카와 미국 북부의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 등이 미국 서부 지역의 대표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바다와 일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있는 레이니어국립공원 등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에다 이곳 사람들의 활기찬 생활상을 엿 볼 수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둔 시애틀은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진 관광 명소라고 할 만하다.

시애틀이라는 지명은 인디언 추장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민자들이 정착할 땅이 필요하였고 이에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주를 미국의 42번째 주로 편입하기 위해 당시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고 이 서신을 받은 인디언 추장은 다음과 같은 서신을 미국 정부에 보냈다고 한다.

"워싱턴에 있는 백인추장(대통령)은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뜻을 전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어떻게 사고 팝니까?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중략)"

결과적으로 워싱턴주는 미국의 영토로 편입됐지만 추장의 서신에 감명을 받은 미국정부는 그의 이름을 따 도시의 이름을 시애틀로 정하였다고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마이크로스포트사와 보잉사 등 첨단산업이 발달한 시애틀이지만 여행자들에게 제일 인기가 많은 곳은 방금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 농부들이 직접 재배해 가져온 과일과 채소, 향기를 듬뿍 머금은 꽃, 직접 만들어 온 미술품 및 공예품 등 다양한 물품과 음식이 있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활기찬 재래시장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다.

이곳은 원래 바다에서 갓 잡아온 생선을 사고 파는 어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마켓 맞은편에는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1호점이 있다. 1971년 문을 연 이 상점은 세련된 현대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개점 당시의 로고가 찍힌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어 스타벅스 본점에서 진한 커피를 맛 보려는 사람들과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시애틀 센터(Seattle Center)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이 있는 시애틀 센터에는 시애틀을 연고로 한 NBA(미국 프로 농구)팀인 시애틀 슈퍼소닉스 홈 경기장, 오페라 하우스, 록 음악 박물관인 EMP(Experience Music Project), 체험 과학관인 퍼시픽 사이언스 센터(Pacific Science Center) 등이 위치해 있고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연중 내내 열려 시애틀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이다.

시애틀 센터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처럼 뾰족한 형상을 한 높이 184m의 스페이스 니들로 전망대에 오르면 시애틀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고 전망대 바로 아래층에 위치한 360도 회전하는 레스토랑에서는 근사한 식사를 멋진 전망과 함께 즐길 수 있다.

[Tip]

-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주는 에버그린 스테이트(Evergreen State)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곳이다. 특히 시애틀 어디에서나 보이는 미국 본토에서 가장 큰 빙하를 가진 해발 4,394m의 레이니어산은 1899년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일년 내내 만년설로 뒤덮여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시애틀에서 170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레이니어 국립공원으로 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 시애틀은 미국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 길이 복잡하지 않고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애틀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서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 시애틀은 온화한 해양성 기후를 가진 곳이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 겨울에 비가 내리고 봄'여름에는 화창한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봄과 여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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